<D-43대선주자빅3최상·최악시나리오>"돌출변수나올라" 맘졸이는대선캠프-이회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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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2월 19일 대선까지는 많은 변수가 있다. 민주당-국민통합21의 후보 단일화, JP와 이인제(李仁濟)의원의 중부권 신당, 민주당 탈당파의 거취 등이다. 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대표를 비롯한 불출마 세력이 누구를 지원할지도 주목된다. 후보들 입장에선 역대 어느 선거보다 다양한 카드를 짜맞춰야 하는 모자이크 게임이 될 전망이다. 변수 관리의 중요성은 1997년 대선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당시 김대중(金大中)후보는 DJP 연대의 성사, IMF 환란(換亂), 이인제 의원의 출마 강행 등을 한데 묶어 39만표 차로 이회창 후보를 눌렀다. 때문에 각 후보 진영은 남은 43일 동안 지역과 세대·계층별 득표를 극대화할 수 있는 조합을 짜맞추는 데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그 바탕엔 각 캠프에서 그리는 최상·최악의 시나리오가 있다.

한나라당 김영일(金榮馹) 선대본부장은 지난 4일 사무처 당직자들의 '군기'를 잡았다. 월례조회 자리에서 "이회창(李會昌)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는 여론조사에 마음이 풀어져서는 안된다"며 "선거가 끝나는 날까지 정신을 집중하라"고 당부했다. 金본부장이 주의를 준 까닭은 "게임은 끝났다"는 당 일각의 흐트러진 분위기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운은 李후보에겐 최상인 1강2중의 대선구도가 짜이면서 형성됐다. 이 구도는 李후보에겐 필승을 의미한다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정풍(鄭風·정몽준 바람)'약화로 '반창(反昌·반이회창)·비창(非昌)' 세력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두 갈래로 갈라졌기 때문"(鄭亨根 대선기획단 부단장)이란 이유에서다.

한나라당은 이 상태를 유지하는 게 목표다. '정풍'이 불 땐 鄭후보를 집중 공격하다 이제 와선 노무현·정몽준 후보에게 골고루 포문을 여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만일 鄭후보의 지지율이 더 떨어지면 '鄭후보 살리기'도 검토할 것"(南景弼대변인)이라는 말에서도 1강2중 구도 유지전략이 읽혀진다.

하지만 盧·鄭의 후보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엔 얘기가 달라진다. "그것은 최악의 시나리오"(辛卿植 대선기획단장)라고 보기 때문이다. 단일화가 되면 1강2중 구도는 양강(兩强)구도로 바뀐다. 이는 '반창·비창'세력의 결집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여론조사에선 양자대결에서도 李후보가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막상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1997년의 DJP(김대중-김종필)공조 이상 가는 효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상일 기자

le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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