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큐어에 스타킹 추위와의 전쟁 KS 이색패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2면

한국시리즈에 출전 중인 LG 포수 조인성은 '매니큐어를 바른 남자'다. 오른손 다섯손가락의 손톱이 모두 하얗다. 손톱마다 흰색 매니큐어를 칠해놓았기 때문이다.

조인성이 경기에 들어가기 전 작은 붓을 들고 손톱 화장에 열심인 까닭은 멋 때문도, 징크스 때문도 아니다.

투수에게 보내는 작전 신호를 상대팀에 노출하지 않기 위해서다. LG의 흰색 바지춤에 가려진 흰 손가락은 여간해서는 모양새를 분간하기 힘들다.

조인성의 매니큐어는 상대의 레이더를 피하는 '스텔스기' 기능 외에도 또 하나의 기능을 수행한다.

강추위 속에서 경기하다 보면 손톱이 갈라지기 일쑤인데 매니큐어를 칠하면 손톱이 굳어져 이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한국시리즈에 출전한 선수들은 '추위'라는 공통의 적과 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선수들이 갖가지 소품을 동원해 창출해내는 추위방지 이색패션이 만만찮은 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여성용 스타킹은 선수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방한용품이다. 얇아서 몸을 움직이는데 제약이 거의 없는 데다 보온효과도 뛰어나기 때문이다.'미남스타' LG 김재현도 스타킹을 애용하고 있다.

'코끼리' 김응룡 삼성 감독은 타이즈를 바지 속에 입고 나온다.

지난 4일의 2차전 때 마무리 투수 이상훈과 함께 용감하게 반팔 차림으로 나온 LG 만자니오는 맨살에 파스를 잔뜩 발라 열(熱)을 내는 엽기적인 행위로 주목을 끌었다.

김종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