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제싱크탱크 구상 KDI원장 초청할 뜻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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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은 경제개발에 남한과의 협력이 필수적이고, 현대뿐 아니라 삼성·SK와도 협력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제 싱크탱크 역할을 할 한국개발연구원(KDI)같은 조직을 만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8박9일간 산업현장을 둘러보고 돌아간 북한 경제시찰단의 영접위원장을 맡았던 한갑수(사진)농어업·농어촌특별계획위원회 위원장은 5일 "북측 시찰단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보고하고 필요하면 KDI원장을 북한으로 초청하겠다'고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韓위원장은 인터뷰에서 "북측 관계자들이 '물건을 팔 곳도 많지 않고, 서방에서 국가신인도도 낮기 때문에 남쪽의 도움을 받아 경제를 개발하려 한다'며 '경제 격차가 너무 심하면 통일되기도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韓위원장은 개성공단 건설에 관해 "투자자들이 이윤을 남기게 해야 하고, 규제·인허가 등 복잡한 절차가 없어야 한다"고 조언하자 북측도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다만 전력은 남쪽에서 공급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북측은 그러나 경제 운영방식에 대해서는 협동농장에 자율 생산권을 주는 정도로 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韓위원장은 설명했다. 개인에게도 이윤동기를 줘야 한다고 제안했으나 집단에 대한 동기 부여만으로도 충분히 생산성이 향상된다고 답했다는 것.

韓위원장은 "그들이 10년 전에 왔을 때는 구석구석 보지도 않고 호방하게 지내다 갔는데 이번에는 전문가들이 많이 온데다 적극적으로 배우자는 태도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윤철 부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 시찰단에서 젊은 경제고찰단을 또 보내겠다고 제의했다"고 밝혔다.

김영훈 기자

filic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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