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사군도 분쟁방지 첫 합의 <南沙群島>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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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남중국해의 난사군도(南沙群島·일명 스프래틀리 군도·지도)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 당사국들이 지난 1일 '행동선언문'에 합의함으로써 30년 가까이 끌어온 난사군도 분쟁이 해결의 첫 실마리를 찾았다.

이날 캄보디아 외부무의 쳄 위디아 대변인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 회원국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의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해 오늘 행동선언문 초안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행동선언문은 난사군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아세안 회원국 중 4개국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긴장 조성 행위를 자제하고▶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 규정은 없다.

위디아 대변인은 "정치·외교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돌파구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다툼만 벌여온 분쟁 당사국들이 비록 강제력은 없지만 상호 행동규제를 위한 합의에 도달했다는 것은 중요한 진전이라는 설명이다.

난사군도는 41만㎢의 해역에 산호초를 포함한 1백여개의 작은 섬이 흩어져 있는 지역으로 중국·대만·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 여섯 나라가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난사군도가 영유권 분쟁에 휘말린 것은 1970년대 석유파동 이후부터다. 66년 처음으로 석유매장이 확인된 난사군도 지역의 석유매장량은 89년 조사 당시 세계에서 넷째로 많은 1천3백억 배럴로 보고됐다. 현재 추정 매장량은 2천2백20억 배럴이 넘는다.

또 이 수역은 각종 어족이 풍부하며, 인도양과 태평양을 잇는 주요 해상운송로가 통과한다. 난사군도의 영유권 분쟁이 쉽게 타결될 수 없는 이유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kjy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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