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체 피하출혈 폭행 때문 물고문 흔적은 발견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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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의 부검 결과 숨진 趙모씨는 허벅지 부분을 중심으로 하체 전반에 심한 멍이 들어 있었으며, 왼쪽 무릎 아래에도 심한 타박상 흔적이 있었다.

趙씨 부검을 지휘한 국과수 이한영(李韓榮)법의학과장은 3일 "趙씨의 하반신에서 정도가 심한 피하출혈이 광범위하게 발견됐다"며 "온 몸의 피가 상처 부위로 몰리면서 2차 쇼크가 일어나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소견을 밝혔다. 국과수는 "특히 하반신의 타박상은 자해로 볼 수 없으므로 외부 가격에 의해 생겨난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사망 원인 중 하나인 뇌출혈이 일어난 趙씨의 머리에는 좌우 측면에 한군데씩 멍이 있었으며 이마 부분에도 찰과상이 있었다. 그러나 흘러 나온 피의 양이 많지 않아 외부에서 강한 충격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李과장은 "趙씨 머리에 약한 충격이 몇 차례 반복적으로 가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趙씨가 머리를 강하게 벽에 부딪치면서 자해를 했거나 넘어지면서 충격을 받았을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또 "뇌출혈이 구타로 생긴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다만 손으로 머리를 수차례 때린 정도면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국과수는 양쪽 무릎과 팔꿈치 부분에 찰과상이 있지만 사망원인으로 보이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가슴과 배에도 상처가 있고 늑골이 부러진 상태였지만 이는 후송된 병원에서 심폐 소생을 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과수는 그러나 물고문 부분에 대해 "어떤 흔적도 발견할 수 없었으며 趙씨가 마약 등 금지약물을 복용해 사망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김원배 기자

oneb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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