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서 내려다보는 위치족집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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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6면

1986년부터 7년간 진행됐던 영-불 해저터널 공사. 도버해협을 가로지르는 이 공사 때 영국의 작업자들은 영국 도버에서부터,그리고 프랑스의 작업자들은 프랑스 칼레이에서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이들은 위성 위치추적 시스템(GPS)수신기로 자신의 위치를 수시로 확인, 정확히 중간 지점에서 만날 수 있었다. 만약 GPS가 없었다면 터널은 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군사 목적에서 출발한 GPS의 활용범위가 다양해지면서 일상 생활 깊숙한 곳까지 파고 들고 있다. 길 찾기 서비스 외에도 어린이나 노약자의 위치 파악, 야생동물보호나 게임에서도 GPS가 활용되고 있다.

현재 GPS 이용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차량 감시 시스템.미국에서는 장거리 화물을 수송하는 대형 컨테이너 트럭에 GPS 장치를 설치해 차량 운행 상태를 모니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대도시 지역을 운행하는 택배차량이나 택시 등에 이 장치를 달아두면 운반할 물건이나 승객이 있는 곳에서 가까운 차량을 찾아 보내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높이는 효과도 거둔다.

차량 도난을 방지하고 잃어버린 차량의 위치를 쉽게 알아내는 것도 가능하다.

GPS는 어린이 보호에도 기여하고 있다. 국내 업체 중 웨리파이(www.wherify.com)는 최근 어린이 위치확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손목시계처럼 생긴 GPS를 찬 어린이의 위치를 인터넷에서 항상 확인할 수 있다. GPS를 활용한 첨단 레저도 등장했다.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지리보물찾기'(www.Geocaching.com)'란 게임이다. 지구상의 특정한 장소에 보물을 숨겨 놓고 그 위치를 인터넷에 올려 다른 사람이 찾도록 하는 것으로, 위치 정보가 경도와 위도로 표시돼 GPS가 반드시 필요하다.

전 세계에 걸쳐 10만명 가까운 네티즌들이 이 게임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지영 기자

choij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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