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흡연 10代 40% "호기심 때문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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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우리나라 청소년은 왜 세계 평균보다 담배를 더 많이 피울까?

지난 8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세계보건기구·캐나다공중보건협회·미국 국립암협회가 공동 발표한 '세계 청소년 담배 조사'(GY TS) 중간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청소년(43개국 조사)의 평균 흡연율은 14%.

우리 청소년은 40%가 호기심 때문에, 25%가 장난으로, 16%가 분위기에 휩쓸려 담배와 처음 만난다(서울시 교육청 자료).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는 "담배값이 싼 데다 청소년의 우상인 인기 연예인, 교사, 사회지도층 인사, 부모, 형제의 흡연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게 되는 게 문제"라고 말한다.

서울지역 중학생이 왜 흡연을 시작하게 되는가를 분석한 논문도 눈에 띈다(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지 올해 2월). '흡연이 나를 멋있게 보이게 한다''담배 피우는 친구가 더 많다'며 흡연을 좋게 보는 청소년이 흡연을 시작할 위험은 흡연에 대해 부정적인 청소년의 2.1배에 달했다.

또 '내 또래는 대부분이 흡연한다''담배를 피우면 스트레스를 푸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등 흡연에 대해 잘못된 지식을 가진 청소년의 흡연 위험은 1.8배(바른 지식을 가진 학생 대비)나 높았다.

또 가족과 갈등이 있거나(위험도 2.3배), 주변에 흡연하는 친구가 많거나(3.2배) 어머니가 흡연하면(4.7배) 담배를 피우게 될 위험이 높았다.

다행히도 최근의 사회적 금연 분위기에 힘입어 우리나라 청소년 흡연율이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6,7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고교생 흡연율은 지난해 24%에서 17%(남 23%, 여 11%)로, 중학생은 12%에서 4%로 낮아졌다.

또 중·고생 10명 중 7∼8명이 "흡연은 나쁜 행동이며 금연 결심을 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금연·흡연 예방 프로그램을 제대로 운영할 경우 지금이 청소년 흡연율을 낮출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안명수 장학관은 "올해 초부터 성인들의 금연 열풍이 거세게 불고 연예인·운동선수들이 금연 홍보대사로 적극 참여한 것이 청소년 흡연율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태균 기자

tkpark@joongang.co.kr

◇주최:중앙일보·한국청소년교육연구회

◇후원:BAT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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