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인재 채용… 임금도 대기업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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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인디안'브랜드로 유명한 부산의 대표적 패션업체인 세정 박순호(朴舜浩·56·사진)회장의 지역사랑은 남다르다.

朴회장은 지역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인재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며, 인재 육성은 결국 기업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같은 朴회장의 생각에 따라 세정은 지역인재만 채용하고 있다. 대우도 서울의 대기업 못지 않다.

"임금수준이 대기업 정도는 돼야 인력이 서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세정의 임금은 삼성의 90% 수준입니다. 대기업 수준을 따라잡으려고 해마다 노력하고 있습니다."

朴회장은 1974년 부산시 거제동에서 편직기 2대·미싱 5대로 창업했다. 그는 티셔츠를 처음으로 생산해 서울 남대문시장에 팔기 위해 야간열차를 타고 가다 '인디안'브랜드를 만들었다.

"책을 읽다 황무지에 꿋꿋하게 서 있는 인디언 추장의 모습을 보는 순간 판로개척에 나선 내 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에 주저없이 브랜드명으로 정했지요."

세정은 전국 2백40여개의 대리점망을 바탕으로 지역 밀착영업을 하면서 매년 연평균 20%의 매출 신장을 하고 있다. 올해 매출목표인 3천4백40억원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예측된다. 탄탄한 경영을 바탕으로 세정은 중국 악기공장 건립·유통사업 진출 등 사업 다각화로 공격경영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말에는 중국 칭다오(靑島)에 1천2백여만 달러를 투자해 부지 3만8천평·건평 2만평 규모의 공장을 건설했다. 세정악기는 지난 1월부터 기타, 3월부터는 피아노 생산에 들어갔다. 직원수는 국내 기술진 30명·현지인 1천2백명 등이다. 올해 업라이트(가정용)피아노 1만2천대, 그랜드 피아노 3천대, 기타 10만대, 전자기타 8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세정악기는 비바체(VIVACE)란 독자상표와 미국업체로부터 인수한 상표 2가지 등 3가지 상표를 사용해 중국·미국·일본·유럽 등에 수출도 할 계획이다. 올해 매출목표는 2천6백만달러. 朴회장은 "생산중인 제품이 바이어들로부터 호평을 받아 1만여평의 생산시설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정은 아울렛 유통사업에도 본격적인 진출을 선언했다. 광주시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상무지구 시청역 네거리에 '세정 아울렛 패션 테마 파크'(가칭)를 건립하고 있다. 6백억원을 투입해 지난 7월 착공한 이 아울렛 매장은 내년 2월 문을 열 예정이다. 광주 1호점을 시작으로 부산·울산·창원·제주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朴회장은 "'좋은 옷 만드는 정직한 기업'을 모토로 21세기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김관종 기자

istor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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