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재원마련 방법 숙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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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서울시가 강북지역 세곳을 지역 특성을 반영한 '뉴타운' 형태로 정비하겠다는 방안에 대해 계획적인 개발의 도입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자유기업원 김정호 부원장은 "시가 나서서 계획 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다만 서울의 다른 지역과 균형을 이루는 방안도 미리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서울이라는 큰 틀 속에서 세군데의 '뉴타운'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관을 가지게 될지부터 정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경제정의실천연합 권용우(성신여대 대학원장) 도시개혁센터장은 "도로 등 기반시설 확보가 가능한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릉 일대는 최근 들어선 5천여가구의 아파트 등 이미 진행된 재개발로 도로가 거의 주차장이 된 상태인데 추가 개발이 이뤄질 경우 도로확장이나 상·하수도 등의 공급에 문제가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뉴타운 조성 계획에 포함된 도봉로∼정릉길, 인수로∼솔샘길 보조간선도로 확보를 위해서는 민간토지의 수용 등이 필요함에 따라 이에 소요되는 재원 마련도 풀어야할 숙제다.

이밖에 기존의 서울 재개발구역들이 고밀도로 개발되면서 주변 경관을 해치고, 기반시설 부족을 초래한 것과 비슷한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중앙대 손세관(건축학과)교수는 "정릉·길음동과 같은 구릉지 28만여평에 재개발 방식으로 1만3천가구를 배치하려면 고층아파트 건설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관악구 신림동 등의 고밀도 재개발이 관악산의 경관을 해친 것처럼 북한산 등 주변 지역 경관을 크게 손상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신혜경 전문기자

hkshin@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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