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배 2002 포스트시즌>LG 마르티네스 기선제압 만루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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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전은 '한방 승부'라는 정설에 걸맞게 단숨에, 단 한방으로 승부가 갈렸다. 2-2 동점이던 5회초 2사 만루. LG의 4번타자 마르티네스가 때린 타구가 시원스레 담장을 넘었다. 6-2의 역전. 팽팽하던 전세는 순식간에 LG 쪽으로 기울었다

LG가 21일 수원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마르티네스의 결승 만루홈런과 선발 최원호의 호투를 앞세워 6-3으로 승리, 3전2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좌타 군단' LG의 영원한 숙제였던 오른손 거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입한 마르티네스는 정규시즌 홈런 15개로 다소 기대에 못미쳤으나 결정적인 순간에 큰 것 한방을 때려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지금까지 역대 11차례 준PO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은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LG-현대의 준PO 2차전은 22일 오후 6시 잠실에서 열린다. LG는 김민기, 현대는 토레스를 각각 선발로 예고했다.

이날 경기에서 현대는 1회말 볼넷 두개로 만든 2사 1, 2루에서 심정수의 2루타로 2점을 선취해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LG는 0-2로 뒤진 2회초 2사 1, 2루에서 조인성의 좌전안타 때 현대 좌익수 폴이 실책을 저질러 2득점, 동점을 만들었고 5회 마르티네스의 만루홈런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LG 선발 최원호는 7과3분의2이닝 동안 3안타·10삼진·2볼넷·3실점의 빼어난 투구로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선발을 승리로 장식했다.

최원호는 초반 다소 긴장한 듯 흔들리며 1회말 2점을 내줬으나 2회부터 안정을 되찾아 현대 타선을 요리했다.

최원호는 자신의 주무기인 느린 커브를 버리고 빠른 커브와 슬라이더, 과감한 직구로 현대 타자들의 허를 찔렀다. LG 포수 조인성의 빼어난 리드도 최원호의 호투를 뒷받침했다.

1996년 단국대를 졸업하고 현대의 창단 멤버로 프로에 데뷔한 최원호는 2000년 LG로 트레이드된 뒤 가장 중요한 순간에 눈부시게 호투해 친정 팀을 울렸다.

LG는 6-3으로 앞선 8회 2사후 마무리 이상훈을 투입, 현대의 추격을 차단했다.

현대는 9회초 마무리 조용준까지 투입하며 추가 실점을 막은 뒤 9회말 반격에 기대를 걸었으나 이상훈의 구위에 눌려 무릎을 꿇었다.

을씨년스런 수원구장은 홈팀 현대의 패배로 더욱 싸늘하게 식어갔고 외로운 보름달만 구장을 비추고 있었다.

<관계기사 s3면>

수원=이태일·정제원·김종문 기자

jmoon@joongang.co.kr

▶LG 김성근 감독

호투한 최원호가 수훈갑이다. 3점 이내로만 막아주면 승산이 있다고 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던졌다. 상대 타자의 허를 찌르는 조인성의 리드도 좋았다. 타자들에게는 김수경의 유인구에 말려들지 않도록 당부했는데 잘 따라줬다. 중간계투 요원들을 아끼게 된 것도 다행이다.

▶현대 김재박 감독

최원호의 투구 패턴에 적응하지 못하고 3안타밖에 때리지 못해 졌다. 1회 2점을 뽑은 이후 타자들의 스윙이 커진 것 같다. 마르티네스의 타구는 잡힐 줄 알았는데 바람을 타고 담장을 넘어갔다. 야수들이 긴장한 탓인지 뜻하지 않았던 외야 실책이 나와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오늘의 프로야구(오후 6시)

현대(토레스)-LG(김민기)

<잠실·경인방송, sbs스포츠>

◇준플레이오프 1차전

▶수원L G 020 040 000│6

현 대 200 000 010│3

최원호,이상훈(8):김수경,신철인(5),권준헌(9),이상열(9),조용준(9) (승) 최원호(1승)(세) 이상훈(1세)(패)김수경(1패) (홈) 마르티네스(5회4점·LG) 박경완(8회1점·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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