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제일기획 본사>비데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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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6면

"호텔이 따로 없습니다."

서울 한남동 제일기획 본사 화장실 좌변기에 앉아 보면 깜짝 놀라게 된다. 비데(사진)가 있기 때문이다.

12층 건물 내에 있는 모든 좌변기(70개)에 최신식 비데가 설치돼 직원들의 위생관리와 사기 상승에 한 몫 하고 있다.

이곳에 비데가 첫 선을 보인 건 1999년 8월. 처음엔 24곳의 좌변기에만 놓여졌다."직원들이 답답한 사무실에서 꼬박 일하는데 화장실에서라도 편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며 당시 배종렬 사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직원들의 첫 반응은 시큰둥했다. '회사가 쓸데 없는 곳에 돈을 쓴다', '휴지가 편하다' 등등.

그러나 한달쯤 지난 뒤 직원들은 비데가 설치된 좌변기에만 몰려가는 현상이 생겼다. 다른 좌변기는 찬밥 신세가 됐다.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는 '모든 좌변기에 비데를 설치하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고, 회사측은 그해 10월 모든 좌변기에 비데를 설치했다.

이후 화장실은 단순히 용변을 보러 가는 장소가 아니라 직원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됐다.

박호성 홍보팀 차장은 "용변을 보다가 가끔씩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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