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5관왕'무적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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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8개월 전에 비해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얼음판에 착 달라붙은 듯한 완벽한 활주에 다른 선수와의 거리는 점점 멀어졌다.

안현수(17·신목고)가 한국 쇼트트랙의 미래를 짊어질 확실한 기대주로 성장했다.

안현수는 20일 춘천 의암빙상장에서 막을 내린 2002∼03 세계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시리즈 1차대회 최종일 남자 1천m에서 1위로 골인한 뒤, 3천m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어 개인종합까지 5관왕에 올랐다.

전날 5백m에서도 안현수는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역전에 성공해 43초471의 기록으로 중국의 리우잉바오(43초720)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한국 남자팀은 5천m 계주에서 1위로 골인, 전관왕을 차지하는 듯했지만 실격처리돼 캐나다가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월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 때 혜성같이 등장했던 안현수는 스피드는 좋았지만 작은 체격 때문에 경쟁선수와 부딪치면 여지없이 넘어져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러나 안경을 벗어던지고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안현수는 그동안 키가 6㎝나 자라고 몸무게도 4㎏이 늘면서 안정을 찾아 무릎 부상으로 빠진 에이스 김동성(24·동두천시청)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첫날 여자 1천5백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최은경도 이날 1천m와 3천m 우승으로 5관왕에 올랐고, 주민진(19·이화여대)은 5백m에서 금메달을 따내 2관왕이 됐다.

한국은 10개 종목 중 남자계주를 제외한 9개의 금메달을 차지해 지난 4월 몬트리올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쇼트트랙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지켰다.

2차시리즈는 25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성백유 기자

caroli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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