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전 580선 예견한 LG증권 박윤수 상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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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종합주가지수가 720∼730에서 움직이던 지난 7월 중순 LG투자증권 박윤수 상무(사진)는 "하반기에 주가지수가 580선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시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이 3∼4분기에는 4월 중순에 시작된 주가 하락세가 진정되고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서 朴상무의 전망이 지나치게 비관적이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나 지난 10일 종합주가지수는 584.04까지 떨어졌다. 일단 현재까지는 朴상무의 전망대로 580선이 바닥 역할을 했다. 이런 朴상무의 예측은 회사 수익에도 큰 보탬이 됐다. LG투자증권은 朴상무의 보고서가 나온 직후 6백억원에 달하는 증안기금 보유지분(LG투자증권이 증안기금에 출연한 자금 중 현재 주식으로 남아있는 지분)에 대해 선물매도 헤지(위험 회피)를 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증안기금 지분은 증권사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는 만큼 주가가 떨어질 것에 대비해 선물을 매도한 것이다. 이후 주가가 떨어지는 바람에 LG투자증권은 수십억원의 선물 매도차익을 챙겼다.

朴상무는 7월에 내놓은 전망과 관련, "기업들의 이익증가세가 5월 이후 둔화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 하반기 증시를 비관적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낙관론이 판칠 때 비관론을 폈던 朴상무는 요즘엔 비관론자가 득실대는 와중에 낙관론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 13일 "한두 차례 더 떨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주가는 바닥권을 형성한 것으로 본다"며 "지난주에 발생한 투매로 주가가 단시일에 급락한 덕분에 가격 메리트(이점)가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지속적인 상승세는 기업들의 이익증가세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1분기 이후에나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급반등한 미국 증시와 관련해 朴상무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미국 증시는 현재 기술적 반등권에 진입해 있다"면서 "그러나 민간소비 둔화로 인해 증시는 약세국면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우지수는 6,000선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희성 기자

budd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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