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아침책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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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자기 자신을 넘어선 것을 창조하고 그 다음에 몰락하려고 하는 자를 나(차라투스트라)는 사랑한다.

차라투스트라는, 먼 여행길에 나서는 자를 좋아하고 위험을 모르고 사는 자를 싫어한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프리드리히 니체)

앞 구절은 『반기독교적 고찰』에도 실려 있습니다. 저에게 니체는, 청년 시절에 마신 독한 술이었습니다. 수천 쪽에 이르는 니체 텍스트를 번역해 본 저는 이 독주 과음으로 인한 숙취에 오래 시달려야 했습니다.

이 독한 술을 저는 감히 젊은 독자들에게 권합니다. 오랜만에 마시는 것입니다만 저는 니체만큼 정신에 유익한 독주를 알지 못합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높은 산을 오르는 자는 삶의 비극적 전망에 지극히 냉소적입니다.

이윤기<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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