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에다 등 이슬람 단체 소행 추정 발리섬 폭탄테러 180여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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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덴파사르(인도네시아)=강찬호 기자, 외신종합]12일 밤(현지시간) 인도네시아의 관광 명소인 발리의 한 나이트 클럽에서 자폭 테러로 추정되는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 외국인 관광객 등 1백80여명이 숨지고 3백여명이 부상했다. 희생자 중에는 한국 여성 두명도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관계기사 3, 4면>

인도네시아 경찰 당국과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호주 정부는 사고 직후 "이번 사건은 명백한 테러"라고 규정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보기관들은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이 불특정 다수 외국인의 인명을 노린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날 사건은 오후 11시30분쯤(한국시간 13일 0시30분) 발리 쿠타 해변에서 강력한 폭발물을 장착한 미니 밴 차량이 외국인 전용 나이트 클럽인 '사리클럽'에 돌진해 일어났다. 이 사고로 호주·미국·독일인 관광객 등 최소한 1백82명이 숨지고 3백9명이 부상했으며 사망자 수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정치안보조정장관은 13일 "테러 세력이 국내 관광지에 잠입했다"며 사리클럽 폭발사고가 테러임을 확인하고 군경에 비상경계령을 발동했다.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사리클럽 폭발사고는 이슬람 테러단체인 알 카에다의 소행"이라고 규정하고 "알 카에다는 14일 필리핀에 미군 6백명이 증파되는 시점을 노려 테러를 벌인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인 관광객 문은영(31)·은정(29)자매가 13일 현재까지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어 경찰에 수색을 의뢰했다고 자카르타 주재 한국대사관이 밝혔다. 발리에는 한국 교민 2백여명이 거주하고 있고 관광객도 매달 3천여명씩 방문하고 있으나 문씨 자매를 제외하고는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뉴질랜드 등 각국 정부는 13일 자국민들에게 추후 통고가 있을 때까지 발리를 여행하지 말라고 긴급 지시했다.

stonco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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