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시가총액 31개월새 반토막 日 2년치 GDP 날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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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2면

미국 주가가 최근 2년7개월 동안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일본이 지난해 창출한 국부(國富)의 두배와 맞먹는 돈이 날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9일 CNN 머니에 따르면 뉴욕 증시 등 미국에서 상장된 모든 종목의 주가 흐름을 묶어놓은 월셔5000 지수의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주가가 치솟던 2000년 3월 14,000 선이었던 지수가 9일 현재는 7,300 선을 기록해 무려 50% 가량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 증시의 시가총액이 반토막난 것이다. 금액으로는 8조5천억달러에 해당하는데, 원화로 계산하면 약 1경2백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액수다.

특히 올들어 주가가 많이 밀리면서 전체의 절반 가량인 4조달러가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다우지수는 2000년 3월 당시 11,000 선을 기록했으나 지금은 7,200 선으로 주저앉았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같은 시기 5,000 선으로 정점에 오른 뒤 하락에 제동을 걸지 못하면서 현재 다섯토막난 1,100 선으로 밀려났다.

한편 CNN은 최근 2년7개월 동안 주가 하락으로 날아간 돈(8조5천억달러)이 지난해 일본 국내총생산(GDP·4조1천억달러)의 두배 가량 된다고 전했다. 과거 워런 버핏 같은 가치투자자들은 시가총액이 미 GDP를 웃도는 현상을 우려했는데 일단 지금은 GDP(10조달러)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CNN은 "한때 모든 주식 투자자들이 페라리(스포츠카)를 타고다닐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2년7개월간 사라진 돈은 새로 출시된 페라리를 1천3백만대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보도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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