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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시안게임>日 육상 "울고 싶어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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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아시아 육상의 판도가 재편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중국과 일본의 양강 체제였으나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일본의 몰락과 중동세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육상 사흘째인 9일 금메달이 결정된 7개 종목에서 중국이 3개(여자 장대높이뛰기·여자 포환던지기·남자 1백10m허들)의 금메달을 가져갔고, 나머지 4개는 사우디아라비아(남자 세단뛰기)·카타르(남자 3천m장애물)·쿠웨이트(남자 4백m)·바레인(남자 8백m) 등 중동 국가들이 차지했다.

일본은 지금까지 나온 22개 금메달 가운데 단 1개(남자 해머던지기)를 따는 데 그쳤다.

9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벌어진 육상 남자 8백m에서 방콕 대회 은메달리스트 김순형(29·대구시청)은 자신의 최고기록(1분46초50)에 크게 뒤지는 1분48초60을 기록, 결선 진출자 8명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대물림 효자종목으로 꼽혀온 이 종목에서 1986년 김복주, 90년 김봉유, 94년·98년 이진일에 이어 5연패를 노렸으나 허무하게도 16년 만에 노메달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나 여자 포환던지기에서 이명선(26·익산시청)이 5차시기에서 18m50㎝를 던져 중국의 리메이주(18m62㎝)에 이어 귀중한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이 여자 포환던지기에서 메달을 따내기는 74년 방콕 대회에서 백옥자가 금메달을 따낸 이후 28년 만이다.

이명선은 "시드니 올림픽에서 예선탈락한 뒤 차라리 프로골퍼로 전향할까 고민도 많이 했다. 몸 상태가 최악이었는데 백옥자 선배님의 대를 잇겠다는 각오로 이를 악물고 던졌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선수단은 요트(6개)와 야구, 배드민턴에서 8개의 금메달을 획득, 일본과의 격차를 더 벌림으로써 종합 2위를 완전히 굳혔다. 그러나 믿었던 양궁에서는 전날 여자 개인전에 이어 남자 개인전에서도 금메달 획득에 실패, 충격을 안겨줬다. 중국은 탁구 마지막날 남녀 단식에서 왕리친과 장이닝이 금메달을 따냈다. 탁구 왕국 중국은 전날까지 5개의 금메달 중에서 한개(남자단체)밖에 따내지 못해 초조해하다 겨우 체면을 세웠다.

부산=특별취재단

sports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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