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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희망] 내달 시행 울산 지능형 교통체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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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오는 2월 1일 오전 8시쯤.울산시 남목동에 사는 A씨는 출근길에 지능형교통체계 홈페이지(www.its.ulsan.kr)를 열었다. 경로검색란의 출발지 항목에 'S아파트'(자신의 집),목적지에 '울산광역시청'을 입력하자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길이 지도상이 그려졌고 걸리는 시간.거리까지 표시됐다. 5분 전 번영교 위에서 교통사고가 나 길이 막혀 있는 상황이 CCTV를 통해 컴퓨터 화면에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이날 아침 일찍 찾아가기로 한 구청 공무원에게 "미팅 시간이 약속보다 7분 늦겠다"며 양해를 구하는 전화를 한 뒤 자동차로 출발했다.

성내삼거리에 설치된 도로전광표지(VMS)를 쳐다 본 그는 '번영교 정상소통, 교통사고 수습완료'라는 메시지에 따라 명촌대교로 가던 출근길을 번영교쪽으로 바꿔 약속 시간보다 3분 일찍 시청에 도착했다.

A씨가 평소보다 일찍 도착한 데는 달라진 신호등도 한몫 했다. 차량이 많은 방향에 파란 신호등이 켜지는 시간을 자동적으로 늘려주는 '실시간 신호제어시스템' 덕분에 교차로에서 정차한 횟수가 평소의 4분의1 수준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내년 2월부터 본격 운영되는 울산시 지능형교통체계(ITS)를 활용한 가상 출근 상황이다.

ITS사업은 차량 증가(연 5.8%)를 도로 증설(0.13%)로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게 된 울산시가 교통문제 해결의 돌파구로 선택한 최첨단 교통체계. 2003년 11월부터 203억원을 들여 추진해왔으며, 3개월의 시험운영 도 거쳤다.

울산시는 이 사업이 정착되면 시내의 교통흐름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시민들의 교통 이용이 크게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TS 체계는 시내 전역(공단지역 및 울주군 일부 제외)의 도로에서 교통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교통관리센터에서 분석.가공→인터넷 등을 통해 시민에게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도시의 도로를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교통량에 따라 즉각즉각 신호 간격을 조정해준다. 또 사고.통행량 등을 감안해 가장 빠른 길을 찾아주고,버스의 도착시간과 운행 노선을 제공한다.

ITS는 도로 사정의 정확한 파악부터 시작된다.교차로와 주요도로 구간에 설치된 180여개의 루푸형 검지기가 그 역할을 한다. 도로 표면에 분필로 그린 듯한 8각형, 16각형 모양이 그것이다. 그 위를 차량이 얼마나 많이 지나가는지, 얼마나 빨리 지나가는지, 사고가 발생했는 지를 감지해 교통관리센터로 보낸다. 명촌교북단 등 네거리 49곳의 보도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와 위성탐지시스템(GPS), 시내버스에 설치된 무선LAN(근거리통신망)시스템도 루푸형 검지기의 역할을 보완하는 정보 수집장치들이다.

시민들은 교통관리센터가 루푸형 검지기 등으로부터 수집.가공한 교통정보를 인터넷.PDA(개인휴대단말기).휴대전화.도로전광판.키오스크(공공시설에 설치).교통전용 단말기(버스정류장.버스내)를 통해 받아볼 수 있다.

이기원 기자

*** 정 대 경 교통국장

"교통혁명 시작 … 산업화 가능성"

"지능형 교통체계(ITS)는 사람의 뇌가 온몸을 조절하듯 교통을 일사불란하게 통제, 교통 흐름이 가장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사람들에게 교통혼잡을 벗어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게 목표지만 궁극적으로는 사람을 운전대에서 해방시켜줄 겁니다."

정대경(사진)울산시 건설교통국장은 ITS 가동을 '도로교통 혁명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ITS가 본격 운영되면 도심의 평균 운행속도는 10% 이상 향상되고 교통사고 사망률도 평균 2% 이상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울산시내 러시아워 차량 평균 속도는 시속 18.6 km로 서울(12.8km)보다 빠르지만 부산(20.3km).인천(20.1km)보다 늦다.

그는 "이 시스템이 당장 교통난 해결책으로 도입한 것이지만 잘 발전시키면 앞으로 울산의 유망 미래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ITS로 파악된 도로정보를 운전자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자동차의 브레이크.핸들.가속기 등에 보내 이를 작동시키는 기술이 바로 '자동운전 산업'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앞차와 똑같은 속도로 달리고 멈추도록 조작해 차간 거리를 좁혀 통행량을 늘리는 기술인 군집운전, 충돌방지 등의 자동차 자동제어 기술,자동운전 기술 등이 한창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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