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먹이사슬이 붕괴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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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교수

세계적으로 바다의 물고기 수가 감소하고 있어 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수십 년에 걸친 인간들의 무분별한 어획이 그 원인이라 여겨졌다. 그러나 실제로 그보다 더 심각한 이유가 연관되어 있음을 말해주는 논문이 지난주에 발표되었다.

모든 생명체는 생존과 번식을 위하여 영양분의 섭취를 필요로 한다. 영양분 섭취를 위한 생태계 내에서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를 먹이사슬이라 한다. 바다에 살고 있는 플랭크톤은 지구 생태계를 유지해주는 이 먹이사슬에 시작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또한 지구가 필요로하는 산소의 50%를 공급하는 원천이기도 하다. 이처럼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의 생존과 직접 연관되어 있는 이 플랭크톤들의 수가 지난 수십년간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캐나다의 Dalhousie 대학 생물학과 교수인 보리스 웜이 이번 주 네이처(Nature)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950년대 이후로 현재까지 바다의 플랭크톤 수가 약 40% 감소하였다고 한다. 이는 매년 1% 정도의 감소가 일어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1899년 이후부터 기록된 해양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양의 10 지역 중 8군데에서 플랭크톤의 감소가 관찰되었으며, 특히 플랭크톤 수의 감소는 수온이 가장 높은 곳에서 두드러지게 관찰되었다고 한다. 즉 지구온난화와 플랭크톤 수의 감소가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수온이 높아지면 이 따뜻한 물이 바다의 표면층에 계속 머물게 된다. 때문에 플랭크톤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바다 깊은 곳의 차가운 물이 위로 올라오는 것을 방해하게 되고 영양분이 공급되지 못하는 것이다. 플랭크톤이 부족해지면, 이를 필요로 하는 작은 물고기를 비롯한 생명체는 생존과 번식에 직접 영향을 받게 된다. 실제로 수온이 높아지고 있는 지역과 물고기의 수가 감소되고 있는 지역이 동일하게 관찰된다고 한다.

이 논문은 플랭크톤의 감소가 이 속도로 계속 진행된다면 머지않아 지구생태계를 지탱하는 먹이사슬의 기저가 붕괴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앞으로 거의 절반밖에 남지 않은 이것이 환경오염과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를 얼마나 더 견뎌낼 수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지금은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살아가야 할 단 하나뿐인 이 곳, 지구에 대한 책임감과 주인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이다.

김석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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