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오보이스트 빈필 신년음악회 출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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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전세계에 한국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에 홍보사절 역할을 맡아 무척 기뻐요. 월드컵 이후 한국의 이미지가 높아진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내년 1월 1일 빈에서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의 지휘로 열리는 빈필하모닉 신년음악회의 중간 휴식시간에 방영되는 '음악의 세계일주'에 출연하는 오보이스트 최혜리(28·본명 최지영)씨.

'음악의 세계일주'는 오스트리아 국영 TV인 ORF가 공연 실황과 함께 제작해 전세계 12억 시청자들에게 위성 생중계된다.

이 프로그램은 아시아·아메리카·오세아니아·유럽·아프리카 출신의 음악인 다섯명이 현지 로케로 촬영한 필름을 편집한 것이다.

아시아 대표로 선발된 崔씨는 ORF 제작진과 함께 9일부터 13일까지 수원 화성과 서울 남대문 등에서 촬영에 들어간다.

"호주 출신 연주자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호주 국가를 연주하는 장면을 찍었어요. 서울에 막상 와보니 한국을 상징할 만한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없어서 고민이에요. 한복을 입고 '아리랑'을 연주할 계획입니다."

崔씨는 이 프로그램에 한국을 배경으로 연주하는 모습은 물론 서울역에서 '음악여행'을 출발, 오스트리아 그라츠에 도착해 연주하는 모습을 담는다. 내년의 '유럽 문화수도'로 지정된 그라츠를 홍보하기 위해서다.

바이올린·비올라·더블베이스·호른 등 연주자들과 함께 그가 요제프 란너의 왈츠, 슈베르트의 갈롭 등 그라츠에서 작곡된 음악을 연주하는 장면은 지난 여름에 촬영했다.

崔씨는 고교 재학 중 오스트리아로 유학, 빈국립음악원을 졸업했다. 독일 베르기셔 심포니 수석주자를 거쳐 현대음악 앙상블 '클랑포룸'주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빈에서 12년 째 살고 있다.

글=이장직 음악전문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lull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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