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병용 전 UN대사, 세계무술연맹 초대 의장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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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국제교류 분야 가운데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각국의 전통무술이 이제 활발한 교류를 통해 세계평화에도 이바지할 겁니다."

2일 세계무술연맹(WOMAU) 초대 의장으로 선출된 전 유엔 대표부 대사 소병용(蘇秉用·67)씨.

세계무술연맹 축제는 지난달 27일부터 10월 3일까지 충북 충주에서 열린다. 蘇씨는 "무술 교류의 장(場)을 위한 국제기구가 태어난 것은 세계평화와도 깊은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인도·그리스 대사 등으로 외교 현장을 37년간 누빈 그다운 발상이었다.

蘇씨는 무예를 닦은 경험은 없으나 이날 29개국 29개 무술단체가 참가한 가운데 열린 창립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의장으로 뽑혔다. 충주시의 요청으로 총회 준비를 도와주면서 각국 무술단체 대표들과 개인적으로 서신(인터넷 메일)교환 등을 통해 발을 넓혀온 덕분이었다.

그는 총회 전에 많은 접촉을 통해 무술연맹의 성격과 운영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蘇의장은 이날 유창한 영어와 돋보이는 친화력으로 매끄러운 회의 진행 솜씨를 보여주었다. 총회가 끝나자 각국 대표들은 앞다퉈 蘇씨에게 다가가 선물을 증정하고 기념촬영을 요청했다. 종목별 국제 무술단체는 많이 있지만 각 무술이 모인 무술연합체로는 '세계무술연맹'이 처음이다.

이 단체에는 태권도와 유도 등 국제 스포츠가 가입하지 않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무술 스포츠에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가입한 무술은 택견과 중국의 우슈, 일본의 가라테, 브라질의 카포에라, 태국의 무에타이, 수단의 누바, 우크라이나의 아그니켐포 등이다. 蘇씨는 "충주무술축제와의 연계를 바탕으로 회원을 크게 늘리고 우리 연맹이 유네스코에 가입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충주=안남영 기자

an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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