證安기금 2,500억 투입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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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정부는 1일 증권시장 안정을 위해 증시안정기금 2천5백억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주가 급락 등 외부 변수에 의해 국내 증시가 침체하는 상황에서 증안기금 투입이 별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오히려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관계 기사 e7면>

재정경제부·금융감독원·한국은행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증시안정기금 투입과 기업연금제 도입 등 증시 대책을 논의했다.

재경부 변양호 금융정책국장은 회의 직후 "증시안정기금은 9천억원(원금 기준) 정도 남아 있으며 원금은 회원사에 돌려주고 이익금 2천5백억원으로 증시 수요 확충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장기 증시안정대책을 관련 부처와 협의 중"이라며 "증시의 중장기 수요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기업연금 시안을 마련해 노동부와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증시안정기금은 증권시장의 수급조절 및 투자심리 안정을 위해 1990년 5월 조성됐다.증권회사를 중심으로 은행·보험·상장회사 등 증시와 관련된 모든 곳이 회원으로 참여해 조합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기금의 대부분을 주식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한때 규모가 5조원을 넘어 증시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현재 잔액은 장부가로 9천13억원이며 회원사들의 출자금을 뺀 평가이익은 2천44억원이다. 96년 4월 조합원 총회에서 내년 3월 청산하기로 결의함에 따라 현재 정리절차가 진행 중이다.

재경부와 금감원은 또 올 상반기에 나온 가계대출억제 정책이 금융기관에서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검사에 나설 계획이다. 재경부는 9월 중 은행 및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추이를 조사, 가계대출이 계속 늘었을 경우 은행의 BIS(국제결제은행)비율을 계산할 때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를 현행 50%에서 60∼70%로 올릴 방침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을 억제하면 주식 운용 비중이 높아져 증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증안기금 투입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1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5.72포인트 오른 652.13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0.82포인트 상승한 47.53으로 마감됐다.

정철근 기자

jcom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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