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의 추억 '자동차 극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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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71면

자동차 극장에서는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영화를 볼 수 있다. 모자를 쓰거나 발을 올리고 영화를 봐도 뭐랄 사람이 없다. 담배를 피우거나 컵라면을 먹는다 해도 눈치 볼 일이 없다. 아이들을 데려가도 괜찮다.

바람이 시원한 가을엔 창문을 열고 자연을 맘껏 만끽할 수 있어 좋다. 최근 밤을 즐기는 심야족이 늘면서 자동차 극장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낮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들이 자정을 넘기며 영화 속 세상에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극장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서울에만 다섯곳이 있으며 경기도에는 15곳이 영업 중이다. 1994년 최초의 자동차 극장이 경기도 포천에 만들어진 이래 40여곳이 만들어졌다.

서울 남산의 자동차 극장은 도심 한복판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이름이 높다. 운치있는 드라이브 길과 유명 식당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잠실의 자동차 극장은 한강의 강바람과 도심의 야경을 배경으로 삼아 영화를 즐길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본다.

서울 양재동 '칼마 21'은 한꺼번에 2백50대가 주차할 수 있으며,드림랜드 자동차 극장은 드림랜드의 놀이시설과 가까워 어린이를 동반한 관객들에게 인기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시네존 21'은 잘 꾸며진 잔디구장에 대형 스크린과 뛰어난 음향시설을 갖췄다. 인천 송도 바닷가에 있는 '키네마' 자동차 극장은 독특한 조명으로 실내극장과 비슷한 분위기가 난다.

대전 엑스포 자동차 극장은 엑스포 과학공원의 시설도 즐기고 영화도 볼 수 있다.

경남 김해시의 '시네마 타운'도 유명하다. 가로 30m, 세로 13m 크기의 대형 스크린에 한꺼번에 2백20대가 주차할 수 있다. 자동차 극장의 요금은 차 한대에 1만5천∼2만원선이다.

사람이 많은 주말엔 대부분 2만원선이다. 상영은 오후 7시30분, 9시, 11시30분 등 세 차례 한다. 주말에는 심야상영을 하는 곳이 많다.

극장을 찾기 전에 한번쯤 자동차 전용 사이트를 둘러본다면 예상치 못한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오토마트(www.automart.co.kr)·오토포유(www.auto4you.co.kr)·리베로(www.libero.co.kr)·아이클럽(www.ai-club.com) 등에서는 전국 자동차 극장의 위치와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예매도 할 수 있다. 일부 사이트에서는 할인 쿠폰을 주기도 하고 상영 감상문 공모 등 이벤트를 통해 무료 초대권을 줄 때도 있어 잘만 이용하면 공짜로 영화를 볼 수도 있다.

신용카드나 이동통신 멤버십 카드와 제휴한 자동차 극장을 이용하면 2천∼3천원 정도의 할인혜택도 받을 수 있다.

박혜민 기자

acirf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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