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공격 반대" 英서 40만명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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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40만명이 참가한 유럽 최대 규모의 이라크전 반전 시위가 28일 영국 런던에서 벌어졌다. 이날 시위는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연합 '전쟁중지동맹'과 영국 이슬람협회가 주도했다.

시위대는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간) 템스강변 엠뱅크먼트를 출발, 국회의사당과 다우닝가 총리관저를 거쳐 하이드 파크까지 행진을 벌이며 "부시 부자(父子)는 킬러"라는 등의 반전구호를 외쳤다. 전쟁중지동맹의 앤드루 버긴은 시위에서 "누구도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미·영 정상의 주장을 믿지 않는다"면서 "공격의 진짜 이유는 이라크의 석유"라고 비난했다.

시위에 동참한 집권 노동당의 대표적 친(親)이라크계 의원인 조지 갤러웨이는 "토니 블레어 총리가 영국을 전쟁으로 몰고 갈 경우 그는 더 이상 국민을 대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영국의 BBC방송과 파이낸셜 타임스는 "29일 열린 노동당 전당대회도 전쟁 반대를 요구하는 성토장이 됐다"면서 "블레어 총리는 집권 이후 최대의 도전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BBC의 정치담당 에디터인 앤드루 마어는 "블레어는 전당대회에서 53명의 반전의원을 포함한 원내외 반대파와의 격렬한 투쟁에 힘겨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영국 주간 옵서버가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약 75%가 유엔 승인 없이 이라크를 공격하는 데 반대했고 일방적인 공격에 찬성하는 사람은 1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옵서버는 또 2백2명의 노동당 지구당 위원장 중 1백67명이 일방적인 이라크 공격에 반대했다고 전했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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