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다시 커지는 내분 불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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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반노(反盧)·비노(非盧)파들이 마침내 후보 단일화 추진기구를 구성했다. '범여권 후보 단일화 추진기구'란 작명도 했다.

몇 차례 예비모임을 열어 회장과 부회장단(10명)에다 16개 시·도별 책임자까지 두는 등 제법 조직화된 모양새를 그려냈다. 동조의원도 4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다음달 4일 전체모임까지 70∼80명으로 불어날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들은 그동안 盧후보 사퇴요구, 통합신당 수임기구 구성, 탈당 등 주장이 엇갈렸다. 힘을 모으는 데 번번이 실패했다.

그래서 정치권에선 구당파·탈당파·이인제계·충청권 등 여러 세력으로 갈려 있던 세력들이 후보 단일화 쪽으로 통합되는 배경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이 후보 단일화 주장을 당론으로 만드는 데 성공할 경우 대선 정국에는 적지 않은 파란이 일게 된다. 노무현 후보를 압박하는 수단이 되고, 통합신당 창당도 가능하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이들의 본격적인 집단행동은 국정감사(10월 5일 종료) 뒤로 미룬 상태다.국감 도중인데다 '4억달러 대북 지원설'이 불거지는 등 한나라당과의 공방 와중이란 점을 감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盧후보는 30일 선대위 출정식을 갖고 반대파에 대한 기선 제압에 나설 참이다.

盧후보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정몽준 의원을 빗대 "한분은 귀하신 고관집 자제분이고 한분은 무지무지한 부잣집 자제분이다. 사고와 행동방법이 서민들과 다르고 서민을 위한 고민을 해보지 못한 분들"이라면서 "내가 꼭 대통령이 돼야 하고 (승리가)확실하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당내의 후보 단일화 논의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 결국 한차례 격돌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며 그 시기는 10월 중순이 될 것 같다.

이정민·나현철 기자

jmlee@joongang.co.kr

'범여권 후보단일화

추진협의회'(가칭)조직표

▶회장=김영배

▶부회장=박상규·김원길·이윤수·김기재·최명헌

▶시·도별 대표=김영배·김명섭·설송웅·김원길(서울),남궁석·원유철·강성구·박병윤·박종우(경기),박상규(인천),유재규(강원),홍재형(충북),송영진(충남),박병석(대전),장성원(전북),김경천(광주),박상희(대구),김기재(부산)

*전남·경남북·울산·제주는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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