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 한국 방문 성사돼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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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왕사(王師)인 링 린포체(17)가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의 초청으로 26일 한국을 찾았다. 티베트 불교에서 왕사란 달라이 라마의 정신적 스승을 말한다. 그는 다음달 1일 해인사의 창건 1천2백년을 기념하는 '개산대재'에 참석한다. 3일에는 동화사의 백고좌법회에서 법문을 들려준다. 10년 만에 중국과 티베트 간의 대화가 재개된 가운데 방한한 그를 만났다.

-달라이 라마의 한국 방문이 계속 무산되고 있는데.

"달라이 라마는 꼭 한번 한국을 찾을 수 있기를 지금도 바라고 계십니다. 이번에 해인사 행사에 참석하겠다고 했더니 선뜻 승낙하더군요. 본인이 못 오니까 그랬겠지요."

-최근 중국과 티베트의 관계가 크게 변하고 있지요.

"1992년 이후 처음으로 대화의 물꼬를 텄습니다. 정치·경제·군사 분야의 통제권은 중국이 갖고, 종교와 보건복지 문제는 티베트가 관장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면 달라이 라마가 곧 티베트로 귀국하나요.

"중국측은 티베트가 예전부터 중국 영토라는 점과 티베트 내 중국의 학정을 비난하는 활동을 그만두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과거 티베트가 중국의 영토가 아니었는데 달라이 라마가 어떻게 거짓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만 해결되면 고국으로 돌아갈 겁니다."

-왕사는 달라이 라마의 스승이라는데 나이가 더 어리네요.

"전생에서는 제가 달라이 라마의 스승으로 가르침을 드렸습니다. 지금 다시 환생한 이후로는 달라이 라마가 전생에 배운 것 이상으로 저에게 돌려주고 있지요."

링 린포체는 한국 불교와 티베트 불교의 차이점에 대해 "수행 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 궁극적인 목표는 다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명진 기자

m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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