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 주최 '글로벌 CEO회의' 홍콩서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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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홍콩=이양수 특파원]"중국이 아시아 경제의 성장을 주도하는 시대가 왔다."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주최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회의'에선 온통 중국이 논의의 중심을 차지했다.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홍콩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는 스티브 포브스 회장을 비롯해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셉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캐스퍼 와인버거 전 국방장관, 중국 최대 백색 가전업체인 하이얼그룹의 장루이민(張瑞敏)회장 등 3백여명의 주요 기업인이 참석했다.

◇중국의 잠재력=마스터 카드 인터내셔널의 유와 헤드릭 웡 고문은 "아태지역의 경제력이 급팽창하는 시대를 맞을 것"이라며 "과거에 성장을 주도했던 일본이나 네마리 용(한국·대만·홍콩·싱가포르)이 아니라 중국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UPS의 토머스 와이데메이어 회장은 "동남아 각국의 대(對)중국 무역 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라며 "중국이란 거대 시장이 열리면서 아시아의 제조업·관광 분야가 다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기업의 고민도 적지 않았다. 장루이민 회장은 "전세계 가전시장의 10%를 차지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면서 "국내시장의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세계무역기구(WTO)가입 이후 외국기업의 내수시장 공략이 손쉬워짐에 따라 중국기업 역시 해외 진출을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려 대상된 이라크전=스티글리츠 교수는 "미국과 이라크가 전쟁에 들어가면 세계 경제는 불가피하게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국방비 지출로 경제를 자극하는 것보다 유가 상승과 경제의 불확실성 등으로 금리 상승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개도국 중심의 신흥시장은 금리 부담이 늘면서 각국 정부가 빚을 갚을 능력에까지 영향을 미쳐 재정위기와 금융시장 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전쟁은 각국의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경기 침체를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yas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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