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100년 맞는 노벨상>해외 첨단정보 안방서 수집 국가 이미지 제고는 보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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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7면

스웨덴은 노벨상으로 많은 것을 얻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오는 최근 과학기술 정보의 취득을 먼저 꼽을 수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는 대략 세계 1백위권에 드는 각국의 중요 연구기관(대학·연구소)에 노벨상 후보자의 추천을 의뢰한다.

이 과정에서 당대 최고 수준의 과학 지식이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책상 위에 파일로 켜켜이 쌓인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알짜 지식을 얻고 있는 것이다.

각국에서 세계 최정상급의 연구원들이 자신의 연구 성과를 보여주고자 스웨덴으로 몰려 든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덕에 최신 과학 지식이 더욱 생생한 방식(저자 직강)으로 스웨덴에 전달되며, 해당 분야의 스웨덴 학자와 저명 외국인 학자 사이에 인적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이외에 높아진 스웨덴의 국가 이미지다. 수상자 선정 과정에는 각국의 유명 연구기관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를 알지 못하는 스웨덴 이외의 국가에 사는 상당수의 일반인은 스웨덴이 어떤 이유로 훌륭한 나라라서 이런 임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여기게 된다. 그리고 각국의 유명 연구기관이 수상자 후보 추천권을 사실상 갖고 있는 것을 알게 되더라도, 그 추천을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가 의뢰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스웨덴의 경제도 커다란 이익을 본다. 볼보자동차 회사와 에릭슨전자 회사가 그 자체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노벨상을 통해 얻게 된 스웨덴의 높은 국가 이미지 덕도 작용했다.

과학성과 합리성을 기반으로 서있는 스웨덴이라는 나라에 속해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더욱 신뢰를 얻고 있는 것이다. 만일 우리 과학자가 노벨상을 받는다면, 한국의 국가 이미지도 급신장될 것이다.

이상원<서울대 철학과 강사·과학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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