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쥔 8단 ●·쿵제 9단
제 12 보
그러나 백에도 타개책이 있다. 즉 ‘참고도 2’ 흑1로 젖힐 때 막지 않고 2로 따내는 수가 있다. 흑3의 치중으로 죽는 듯싶지만 백4로 두면 살아간다. 계속 잡으러 가는 것은 무리. 흑5로 끊으면 백6, 8을 선수한 뒤 10으로 몰아 산다. 여기까지의 수순을 내다보고 전보 백△들을 결행한 추쥔 8단의 수읽기는 실로 굉장하다.
두 번째로 그렇다면 바둑은 이겼느냐. 애석하게도 그건 아니다. 선수를 잡기 위해 쏟아 부은 백△들이 워낙 악수여서 소원대로 좌변을 크게 짓고도 바둑은 지는 운명이다. 쿵제 9단은 125로 끊어 삶을 강요한 뒤 129 정도로 승리를 확인한다. 백은 지금까지의 스토리상 흑▲ 한 점을 절단해야 마땅하지만 가만 보니 위쪽이 더 크다. 그래서 130으로 살려내자 결국은 좌변이 뚫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