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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 편에 서겠다" '아름다운 재단'공익변호사 5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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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편하게 살 수 있는 길을 마다하고 마이너리티(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법률 지원 활동에 몸을 던진 30대 변호사 5명이 있다.

'아름다운 재단'산하기관으로 2003년 12월 출범한 공익변호사 그룹 '공감' 소속 김영수.소라미.염형국.정정훈.황필규 변호사가 그들이다. 이들은 지난해 장애인, 성매매피해 여성, 노숙인, 이주노동자 단체 등에서 법률지원 활동을 한 데 이어 올해는 동성애자 단체인 '끼리끼리' 등 12개 마이너리티 단체를 위한 법률지원에 나섰다. 공감은 정기 후원자 80여명을 포함해 140여명의 후원자가 매달 내는 1만~5만원의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사회적 약자에게 법률이란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라며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된 사람들의 복지와 권익을 대변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버림받은 여성들을 위해"=지난해 결혼한 소라미 변호사는 '탕치기' 변호사로 통한다. 탕치기는 일할 의사가 없으면서 유흥업소에 취직한 뒤 선불금을 받아 달아나는 수법. 성매매업소 종사 여성을 많이 도와주다 얻은 별명이다.

소 변호사는 올해 의정부 이주여성지원단체인 '두레방'과 안양의 이주여성쉼터 위홈을 격주로 찾아가 이주 여성들을 상대로 법률 상담을 해 주고 있다. 과거 한국인 '양공주'들이 활동했던 미군 기지 주변 기지촌이 러시아.필리핀 여성 등으로 대체되면서 인권침해가 빈번하다는 게 소 변호사의 설명이다. 염형국 변호사는 청주의 여성장애인 연대와 평택의 새움터(성매매여성지원센터)를 매주 한 차례씩 오간다. 알코올 중독자나 노인.정신질환자 등을 수용하는 1000여개의 미신고 수용시설의 인권침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탤 작정이다.

◆ "장애인.난민에게 희망을"=한국농아인협회를 맡고 있는 김영수 변호사는 다섯명 중 유일하게 미혼이다. 그는 "청각 장애인은 수화로 의사소통을 하는 특수성이 있으나 법은 재해발생시 일반인과 동등하게 대우한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해 청각장애인에게 1종 운전면허취득 자격을 제한한 현행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줄 것을 국회에 청원했다. 황필규 변호사는 난민 권리 보호에 관심이 있다. 그는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난민과 관련된 법률조언을 해 주고 난민지위인정 신청 및 소송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 "동성애자도 이웃으로"=레즈비언 단체 끼리끼리는 올해 새로 공감의 지원대상이 됐다.

정정훈 변호사는 "동성애자를 상대로 한 범죄가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털어놨다. 인터넷 동성애 사이트에 들어가 교제를 미끼로 만난 뒤 "동성애자임을 폭로하겠다"고 협박 (아웃팅:자신의 의사에 반해 성 정체성이 공개되는 것, 커밍아웃의 반대 개념)해 돈을 뜯어내는 일이 빈번하다는 것이다. 그는 "국민의 3%로 추정되는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 철폐와 기본권 보장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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