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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체감경기 나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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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나빠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가 6%대 성장하는 호조를 보일 것으로 자신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경기수준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경제연구소들도 올 하반기와 내년 경기 상황이 생각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매출액 20억원 이상 2천9백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3분기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95를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BSI가 100 미만이면 경기가 나쁘다고 응답한 업체가 좋다고 응답한 업체보다 많다는 뜻이다.

한은이 지난 6월 조사할 당시 3분기 BSI 전망치는 116이었다. 당초 상당히 좋을 것으로 예상됐던 3분기 경기가 오히려 약간 나빠졌다는 얘기다.

업종별로는 비제조업(BSI 89)의 체감경기가 제조업(99)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빴다. 제조업 가운데 내수기업(100)들은 경기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것으로 보고 있으나 수출기업(95)들 중에는 경기가 나빠졌다는 응답이 약간 많았다. 다만 4분기 BSI 전망치는 108로 경기 호조를 기대하는 기업들이 약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삼성경제연구소는 올 상반기 8%를 기록했던 민간소비 증가율이 하반기에는 6%대 중반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런 조짐은 이미 ▶가계 대출의 증가세 둔화▶특소세 인하 종료▶대외 여건 불안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주택부문 건설수주가 지난 6월에 9.8%(전년 동기대비),7월에는 27.9%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은 쉽게 개선되지 않고 올 하반기 전체적으로는 11.8% 감소할 것으로 연구원은 전망했다.

또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1천4백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경영전망을 조사한 결과 다섯개 중 두개 업체가 매출 감소를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수요감소(33%)·경쟁심화(28.2%)·판매가격 하락(25%) 등이 지적됐다.

내년 경기전망도 불투명하다.

삼성연구소는 내년에 내구재 소비의 둔화와 이자 부담 확대 등으로 민간소비 증가율이 5%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에 경제성장률이 5%대로 낮아지고 물가가 상승하면서 미미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수입이 수출보다 늘어나고 여행 등 서비스수지의 만성적인 적자에 따라 경상수지는 1997년 이후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표재용·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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