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 직후부터 골반운동 요실금 예방에 최선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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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7면

월드컵의 열기가 한창인 지난 6월, 40대 여성이 병원을 찾아왔다. 월드컵 응원으로 서울 시내가 온통 들썩이고 있지만 자기같은 아줌마들은 광화문 네거리 같은 거리응원은 꿈도 꿀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가뜩이나 큰소리를 치면 소변이 새는데, 수시로 군중을 뚫고 화장실까지 가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나와 속옷을 적시는 요실금 환자는 우리나라에서만 2백5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요실금 증상은 하루 8회 이상, 자다가 2회 이상 소변을 본다든가 소변을 보아도 개운치 않거나 하복부에 불쾌감을 느끼는 것이다.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있는 경우도 많다. 또 소변을 보고 싶을 때 참지 못하며, 찬물에 손을 담그거나 부부관계를 할 때에 소변이 나오기도 한다.

요실금은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므로 환자는 부끄러워하지 말고 자세히 증상을 이야기하고 정밀검사를 받아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기침·재채기·큰 웃음·줄넘기 등 배에 힘이 들어갈 때 소변이 나오는 것은 복압성 요실금으로 전체 요실금의 70~80%를 차지한다. 분만 후 골반 근육이 이완하면서 방광요도가 늘어지기 때문에 생기지만 비만이나 자궁적출술과도 관련이 있다.

절박성 요실금은 소변을 참지 못해 화장실에 빨리 가지 않으면 속옷을 적시는 증상으로, 전체 요실금의 10~20%에 이른다. 60대 여성에게는 이유없이 발생할 수 있으며, 노령으로 인한 신경손상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복압성 요실금의 치료는 크게 비수술요법과 수술요법으로 나뉜다. 약물 치료법은 비교적 증세가 가벼울 때 사용하며 효과가 일시적이다. 골반근육 강화 운동 및 전기자극 치료법과 같은 행동요법은 요실금의 원인이 되는 늘어진 골반 근육을 강화시켜 방광경부를 원래 위치로 되돌리고 요도 괄약근의 기능을 향상시켜준다. 증세가 심할 경우에는 수술을 권한다.

요실금의 가장 좋은 예방법은 항문을 조였다가 푸는 것을 되풀이하는 골반근육 강화운동이다. 분만 직후 회음부의 상처가 아무는 대로 시작한다면 도움이 된다. 40대에는 특히 비만을 막기 위한 다이어트를 하고 만성 변비나 기침이 오래가지 않도록 유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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