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슬레틱스 20연승 행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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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미국 프로야구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드라마 같은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애슬레틱스는 5일(한국시간) 9회말 1사 후 대타 스콧 하티버그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홈에서 12-11로 꺾고 20연승, 아메리칸리그 최다연승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1906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47년 뉴욕 양키스가 세운 19연승이다. 애슬레틱스는 1승을 추가하면 무승부없는 메이저리그 최다연승 기록(시카고 컵스·35년)과 타이가 되고, 6승을 추가하면 메이저리그 최다인 뉴욕 자이언츠의 26연승에 도달한다.

11-0으로 앞서가다 9회초 11-11로 동점을 허용했을 때 애슬레틱스의 천운은 끝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9회말 1사후 야구의 신은 패기로 뭉친 젊은 팀과 타율 0.269의 평범한 핀치히터에게 또한번 영광을 선사했다. 홈런을 친 후 하티버그는 "이건 마술이다"고 감격해했다.

애슬레틱스 아트 호위 감독은 "이런 (조바심나는)영화는 너무 많이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선수노조 파업 위기로 야구에 심드렁해졌던 미국의 야구팬들은 매일 새로운 시나리오로 진행되는 애슬레틱스의 극적인 연승 드라마에 큰 재미를 느끼고 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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