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그늘에 가린 여성들의 漢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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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한시는 지식인층의 가장 보편적인 문학 형식이었다. 남성 주도 사회에서 여성들의 문학 참여는 어땠을까. 지식인층 집안의 여성들은 가문의 후원에 힘입어서, 기녀들은 지식인들을 상대해야 하는 직업적인 성격 때문에 한시를 익힐 수 있었다. 상당한 수준의 시작 능력을 갖추고 독창적인 작품들을 남긴 이들도 있지만 기존 시인들의 표현들을 통해 감정을 표현한 경우도 많다. 남성의 그늘에 가린 조연이었던 여류들의 작품 세계는 아무래도 임에 대한 그리움, 자녀들에 대한 애정이나 가정생활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간간이 사회문제나 역사 의식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작품들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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