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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벽돌에 자활 꿈 담았어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30일 오후 전북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 논 한가운데 설치된 작업장. 40~60대 남녀 다섯명이 맨발로 황토와 짚을 물에 버무리고 있고 한 쪽에서는 반죽을 틀에 부어 집짓는데 사용할 황토 벽돌을 찍어내고 있다.

같은 시간 울산시 중구 태화동 태화사 빌딩 내 얼레빗(전통빗의 일종) 작업장. 중년 여성 한명이 나무로 만든 반제품 빗을 사포질하고, 세 명은 휴대전화 줄에 사용할 매듭을 만들고 있다.

이들은 2000년 10월 시행된 기초생활보장제에 따른 생활보호대상자 중 일할 것을 전제로 생계비를 받는 조건부 수급자들이다.

기초생활보장제 수급자들이 한지 공예품·염색제품·야생화 화분·반짇고리 등 향토색이 물씬 나는 전통문화상품을 만들어 소득도 올리고 전통을 되살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복지법인이나 종교단체가 연간 1억5천만원의 지원금을 정부로부터 받아 이들에게 일터를 제공하는 후견기관을 운영한다. 현재 전국 1백75곳 후견기관이 8천여명의 기초생활보장제 수급자들을 돕고 있다. 경기도 부천의 나눔후견기관 소속 생보자들은 지난해 6월부터 짚공·짚신·멍석·둥구미 등 짚을 이용한 50여가지의 공예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임종규 자활지원과장은 "아직 수익은 많지 않지만 생보자에게 근로의욕을 불어넣어주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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