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심야 인질극 … “여자친구 모친 살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서울 아파트단지 내에서 20대 남성이 여자친구와 그의 어머니를 아파트에 가둬놓고 인질극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23일 서울 중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쯤 박모(25)씨가 서울 중랑구의 한 아파트 15층에 있는 여자친구 김모(26)씨의 집에 들어가 김씨와 어머니 송모(59)씨를 흉기로 위협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다. 박씨는 “여자 친구와 결혼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뒤 김씨 모녀의 비명소리를 들은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경찰 특공대 20여 명이 현장에 출동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아파트 주변에 대형 에어매트와 일반 매트 10개가 설치됐다. 소방차 9대도 배치됐다. 주민 200여 명이 모여들어 이 대치 상황을 지켜봤다.

경찰은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와 경찰특공대 협상전문가 등을 투입해 박씨를 설득했다. 어머니 송씨는 흉기에 찔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으니 119구조대원이 들어가게 해달라”며 119구조대로 위장한 경찰특공대원을 투입하려 했으나 박씨는 이를 거절했다.

박씨는 “여자친구의 어머니는 이미 죽었다. 여자친구와 대화를 해야 하니 방해하지 말라”며 7시간 넘게 협상을 거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인질이 무사한지 확인되지 않았다. 물리력을 써 진입할 경우 추가 피해가 생길 수 있다”며 “경찰특공대를 대기시켜놓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한편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 및 인질 김씨와 전화 통화가 되고 있다”며 “이들 모두 어머니 김씨가 살해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아버지와의 통화에서도 “어머니는 죽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새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