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서리청문회]張서리 "해명 하겠다" 적극 방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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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인사청문회 둘째날인 27일 한나라당 의원들은 전날 추궁이 미지근했다는 시중의 여론을 의식한 듯 초반부터 張총리서리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張총리서리도 전날과 달리 적극적으로 답변 시간을 요구하며 공세적 자세로 나왔다.

◇"제게도 말할 기회를"=한나라당 안경률(安炅律)의원이 탈루 의혹을 집중 제기하자 張총리서리는 "해명할 시간을 달라"며 말을 끊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답변이 길어지자 하순봉(河舜鳳)위원장이 제지하려 했으나 張총리서리는 더욱 톤을 높이며 발언을 이어갔다.

엄호성(嚴虎聲·한나라당)의원이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유착 의혹을 지적하는 대목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겠다. 그냥 넘어가지 마라"고 버텨 발언 기회를 얻어냈다.

안택수(安澤秀·한나라당)의원이 언론사 세무조사 때 정부와 뒷거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張총리서리는 "어제부터 계속 학적에 대해 잘못된 숫자를 내놓더니 오늘 또 증권가 정보지에 의존해 잘못된 숫자를 내놓고 있다"고 정면 반발했다.

張총리서리는 여러 차례 "이 말은 속기록에 분명히 적어달라"는 식의 강조법을 사용해 河위원장이 "모든 발언이 다 속기록에 들어간다"고 주의를 줬다.

◇때 아닌 병역 공방=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의원이 "병적기록표에 1953년생으로 잘못 적혀 있는데 위·변조한 거냐"고 묻자 張총리서리는 "아니다. 이름도 대(大)자가 태(太)자로 잘못돼 있다"고 해명했다.

洪의원이 이를 병적기록표에 오기(誤記)가 있을 수 있다는 사례로 들자, 민주당 설훈(薛勳)의원은 "신검받을 때 병적기록표에 부모란에 백부 이름이 올라가 있었다면 말이 되겠느냐"고 맞불을 놨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무슨 소리냐"고 발끈하며 나섰고 薛의원도 "누가 먼저 시작했느냐"고 맞서 한동안 소란이 일었다.

◇"언행(言行)이 다르다"=張총리서리가 여성 인력 우대에 대한 소신을 피력하자 한나라당 이원형(李源炯)의원은 "지난해 매일경제에서 기자 아홉명을 채용할 때 여성은 한명도 없었고 부장급 이상 18명 중 여성은 한명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張총리서리는 안택수 의원이 총리직 제의를 받았을 때의 심경을 묻자 "이번 일은 태풍처럼 몰려왔다. 저는 태풍 한가운데 서 있는 나약한 존재였다. 연로한 대통령이 전화로 부탁했을 때 좀 기다려 달라고 감히 말씀 못드렸다"고 말했다.

또 여자관계 등 신상 문제가 나오자 "별거 중이라는 소문이 있는 모양인데 아내와 아무 문제 없이 잘 산다. 전화해 보라"고 받아넘겼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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