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라크 이어 북한과 협력 강화 "러,美의 악의축 외교에 대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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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워싱턴=김진 특파원·도쿄=남윤호 특파원]지난 23일 열린 북한·러시아 정상회담은 미국의 '악의 축' 외교정책에 맞서는 러시아판 대항외교의 완결판이라는 분석이 미국내 보수진영에서 나오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신문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악의 축'으로 규정한 이란·이라크·북한과 지난 한달간 러시아가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모습을 과시한 것은 한꺼번에 3골을 넣는 '외교적 해트트릭'이라는 것이 미 보수진영의 시각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북·러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란에 원자로 5기를 지어주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라크와 향후 5년간 4백억달러 규모의 경제협력사업을 추진하는 계획도 공개했다.

신문은 외교관들을 인용,"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을 능멸하기보다 러시아가 여전히 세계적 강국임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김정일(金正日)북한 국방위원장은 북·러 정상회담으로 북한이 미국이 아닌 다른 상대를 찾을 수 있음을 미국에 과시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의 주요 신문들은 북·러 회담을 1면 등에 비중있게 보도하면서 "金위원장은 미국이 대북 특사를 파견할 경우 유리한 협상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대화의지'를 한·미·일 3국에 전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북한이 국제사회에 대화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미·일로부터 실질적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환경 정비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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