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현 400승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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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이태현(26·현대)은 소심한 선수죠."

소속팀 김칠규 감독의 평이다. 1m96㎝·1백51㎏의 거구에 큼직한 이목구비, 그리고 모래판에서 보여주는 호쾌한 몸짓과는 어울리지 않는 평가다. 그러나 사실이다. 그는 큰 경기를 앞두고는 조바심을 많이 낸다. 그렇지만 그 소심함 때문에 항상 남들보다 연습을 많이 한다. 자기관리에도 철두철미하다. 결과적으로 누구보다 오랫동안 꾸준한 성적을 내는 원동력이 됐다.

그 이태현이 '민속씨름 4백승 돌파'의 대기록을 세웠다. 이태현은 22일 전북 진안 문예체육회관에서 벌어진 민속씨름 올스타전 진안홍삼장사 결정전 12강 첫 경기에서 염원준(LG)을 2-1로 물리쳐 1983년 민속씨름 출범 이후 처음으로 통산 4백승을 달성했다.

이선수는 8강전에서 '골리앗' 김영현(LG)마저 안다리와 밧다리 걸기로 꺾었고(2-1승), 이어 준결승전에서 권오식(LG)까지 눌러 최다승 기록을 4백2승으로 늘렸다.

그러나 결승에서 황규연(신창건설)에게 0-2로 패해 준우승으로 만족해야 했다.

93년 8월 당시로서는 최고액이었던 2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청구씨름단에 입단한 이태현은 94년 시즌부터 경기에 출전해 8년8개월 만에 5백29전 4백2승 1백27패라는 기록을 세웠다.

역대 다승 2위는 신봉민(현대)으로 이태현과 같은 기간에 3백78승을 올렸으며 김경수(LG·3백48승)·황대웅(은퇴·3백29승)·김정필(현대·3백6승)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민속씨름 역대 최고스타로 꼽히는 이만기(41·인제대 교수)씨는 2백93승으로 다승 6위에 올라 있다.

승률 76.1%의 이태현은 그동안 천하장사 두차례, 지역장사 12차례, 백두장사 13차례, 기타 경기 우승 세차례의 성적을 냈다.

황규연은 결승에서 이태현을 맞아 두번의 잡채기를 성공시켜 98년 시작된 올스타전에서 세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진안=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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