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장 선거 독자후보 내겠다" 목소리 키우는 '축구 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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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축구계가 소란스럽다. 지난해 말 한국축구연구소(11월 30일), 축구지도자협의회(12월 29일)의 잇따른 등장으로 예상됐던 갈등이 표면화됐다. 오는 18일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를 앞두고서다.

지도자협의회는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협회에 공개 질의 형태로 세 가지를 주문했다. '오는 13일 이전에 공개토론회를 열자' '협회가 세무조사를 받을 의향이 있는가' '축구협회 법인화를 미루는 이유가 뭐냐' 등이다.

공동회장인 차경복 전 성남 일화 감독은 "협회가 6일까지 답변하지 않으면 축구인 출신의 회장 후보를 추대하겠다"고 말했다. 역시 공동회장인 김호 전 수원 삼성 감독은 "프로축구의 희생 위에서 월드컵 4강이 가능했다. 그 과정에서 현장 지도자들만 희생됐다. 대표팀이 한국축구의 전부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축구연구소도 회장 후보를 내세우려 한다. 신문선 책임연구원은 "현장 지도자 출신이나 현역 선수 출신의 경제인 가운데 '범축구인'후보를 옹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직접 출마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이에 조중연 축구협회 부회장은 "토론회를 제안한 적이 없다. 대화할 의사가 있다는 말을 확대 해석한 것 같다"면서 "현대가 프로팀 세 개를 갖고 있다. 그런데도 정몽준 회장이 프로축구를 위축시켰다고 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기도 한 정 회장을 최소한 임기가 끝나는 2008년까지 도와주는 게 도리 아니냐"고도 했다. 두 기구의 후보 옹립에 대해선 "누구든 회장 후보로 출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란이 어떻게 진전될 것인지는 회장 선거 결과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만약 정 회장의 상대가 선전한다면 재야의 목소리는 계속될 참이다. 반대의 경우가 되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수도 있다. 후보 등록 마감일은 13일. 회장은 재적 대의원(28명)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대의원의 과반수 득표로 선출된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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