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친미 아버지, 반미 아들이 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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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하미드 아마드(52)는 이라크 공군 준위 출신이었다. 하지만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반정부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7년간 감옥살이를 했다. 그에게 미국은 ‘해방군’인 동시에 ‘장밋빛 미래’였다. 영어를 곧잘 했던 아마드는 미군 부대에서 일하며 이민을 꿈꿨다.

하지만 아마드는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지난 6월 18일 새벽, 이라크 중부 사마라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잠을 자다 총을 맞고 숨졌다. AK-47 소총을 쏴 아마드를 살해한 사람은 그의 아들 압둘 하미드(32)였다. 압둘은 “미국인들을 위해 일하는 그를 모두가 싫어했다”며 자신의 행동을 ‘영웅적 행위’로 묘사했다. 그는 미국에 맞서 싸우는 수니파 반군 대원으로 반군으로부터 부친 살해 대가로 5000달러(약 600만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20일(현지시간) 아마드 가족의 비극적인 스토리를 전하며 “이 사건이야말로 이라크전쟁의 축소판 ”이라고 소개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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