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신당 기득권 인정 않고 재경선 창당자금 대선비용 빼고도 수십억 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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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치권에 신당 논의가 난무하고 있다.'노무현 신당' '백지 신당'에 이어 '제3신당'까지 등장했다. 정치권의 관심을 끌고 있는 제3신당론과 관련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각 신당론은 어떤 차이가 있나.

"신당론은 크게 세가지다.'개혁 신당(노무현 신당)'과 '통합 신당(백지 신당)'은 민주당에서 제기했다. 6·13지방선거와 8·8국회의원 재·보선 참패 후 'DJ의 그림자'를 걷어내기 위해 탈바꿈하려 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그러나 최종 목표는 다르다.'노무현 신당'은 일부 대선 후보군과 정치세력을 끌어들여 후보의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것이다.'백지 신당'은 한화갑 대표가 제기했으며, 후보의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고 새로 합류한 후보군과 함께 경선을 하자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후보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도, 후보가 후보직을 물러나게 될 수도 있다.

'제3신당'은 이한동·박근혜·정몽준 의원과 민주당의 이인제 의원 등 제3후보군이 제휴해 만들려 하는 별개의 신당이다."

-'제3신당'에 참여하는 사람들간에 개인적 친분이 있나.

"정몽준·박근혜 의원은 서울 장충초등학교 동기동창이다. 朴의원은 鄭의원에 대해 '아직 그 분을 잘 모른다'고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비교적 대화를 주고받는 사이다. 이한동 의원과 이인제 의원은 경복고 선후배 사이다. 이인제 의원과 박근혜 의원은 몇차례 만난 적이 있다."

-이념이나 노선에서 유사점이 있나.

"그들은 외형적으로는 모두 '국민 통합'이란 명분을 내걸고 있다. 반(反)이회창·반 노무현 노선에도 공감대가 있다. 또 '권력분산형 개헌'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자는 것도 비슷하다. 또 이한동·이인제 의원은 보수 성향이다. 鄭·朴의원은 자신들이 중도진보에서 중도보수까지 걸쳐 있다고 생각한다. 노선상으로만 본다면 제휴에 큰 어려움은 없다."

--자금은 누가 대며, 대선 후보는 누가 하나.

"'제3신당'의 성사여부가 이 문제에서 판가름날 수 있다. 대선비용을 빼더라도 정당법상 최소 23개 지구당을 조직해야 하고, 전국적인 창당대회 등을 치르려면 수십억원 정도는 필요하다. 기반이 취약하고 이질적인 세력들이 모이기 때문에 대선후보 선출방식이 어떻게 되든 내막적으로는 사전 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란 얘기도 있다."

-'다자(多者)구도' '4자(者)연대'란 뭔가.

"1987년 이래 세번의 대선은 모두 유력한 후보가 3~4명이었다. 이번에도 이회창·노무현 후보 외에 정몽준·이한동·박근혜 의원 등 유력인사 중 1~2명이 더 나설 것으로 보인다. 4자 연대는 '제3신당'에 참여를 희망하는 주요 정치세력(이한동·정몽준·박근혜·이인제)들을 편의적으로 묶어 부르는 언론용어다. 그러나 정몽준 의원은 다른 세명과 자신이 비슷한 비중으로 다뤄지면 불만스럽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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