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신학·철학 아우르는 知的 소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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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네덜란드 작가 하리 멀리쉬(75)가 신학과 철학·음악·건축·심리학 등 여러 분야의 이론을 아울러 쓴 역작이다. 소설은 천상과 악마의 싸움을 기본 축으로 한 가운데 신의 영역인 우주창조의 비밀을 캐내려는 인간의 이성과 도전의식을 또하나의 축으로 설정한다. 멀리쉬는 자신의 삶과 겹치는 인물 막스를 등장시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멀리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부역한 헝가리계 오스트리아인 아버지와 나치에 희생된 유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 때문에 작가는 "나 자신이 바로 제2차 세계대전"이라며 부조리한 자신의 삶을 작품에 녹여냈다. 네덜란드 3대 작가 중 한명으로 꼽히는 멀리쉬는 노벨 문학상 후보로 자주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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