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결국 分黨으로 가나 : 親 - 反 내분 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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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이 일촉즉발의 내분 위기를 맞고 있다. 신당 추진을 둘러싸고 친(親)노무현 후보 측과 반노(反) 측이 사활을 건 힘겨루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몽준(鄭夢準)·이한동(漢東)·박근혜(朴槿惠)의원 등 제3세력 후보군이 신당 참여에 부정적 시각을 내비친 게 도화선이 됐다. 반노측 중심 인물인 이인제(仁濟)의원은 '후보 선(先)사퇴'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독자 신당을 만들 뜻을 내비쳤다. 반노측은 16일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를 D데이로 삼았다. 헤쳐모여식 백지 신당을 요구할 태세다. 후보 측은 사퇴 불가, 국민경선 절대 고수를 외친다.

반(反)노무현·비(非)노무현 세력이 대반격을 준비하는 무대는 16일 국회의원·지구당 연석회의다. 반노 세력의 중심인 이인제 의원이 가장 적극적이다. 그리고 한화갑 대표가 주도하는 현재의 신당 추진 흐름에 불만인 중진들이 가세하고 있다.

의원 측에선 "16일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 자리에서 후보의 사퇴와 헤쳐 모여식 백지(白紙)신당을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다음주부터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한다고 한다.

우선 후보 사퇴 서명운동 이후 수용이 안될 경우 '탈당→제3신당 창당→자민련 의원 10여명 합류→이한동·정몽준·박근혜 의원 영입→민주당 중도파 의원 이탈→노무현당으로 고립'의 단계적 수순을 밟는다는 시나리오다.

의원은 14일 "나는 행동주의자다. 비록 잘못된 결정일지라도 행동해야 하며, 행동하지 않는 것은 가장 나쁜 것이다" "명분과 절차만 남았다"고 말했다.

의원 측의 이근진(根鎭)의원은 "16일 후보의 사퇴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후보와 당을 함께 할 수 없다는 의원이 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노(非)그룹으로 분류되는 중진들도 16일 회의를 벼르고 있다. 한광옥(韓光玉)·박상천 최고위원과 정균환 총무·김영배(金培)고문 등이 나서서 현재 진행되는 신당 논의에 제동을 걸 예정이다.

鄭총무는 14일 "(신당의)규격을 미리 짜놓고 거기에 모든 걸 다 맞추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경선 등 후보 측이 내건 조건이 외부세력 영입에 큰 장애가 되니 철회하라는 요구다.

이들 중진은 16일 현장 분위기가 향후의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반노 그룹과 별도로 1대1 접촉 등을 통해 중도파 의원 설득에 나서고 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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