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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미체결 핸디캡 '수출 코리아'가 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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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터키의 세관 통관 심사대는 이중으로 만들어졌다. 황색 라인과 적색 라인으로 나눠 한국 등 자기나라와 FTA(자유무역협정)을 맺지 않은 국가의 상품은 적색 라인을 거치도록하는 등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S기업은 멕시코 석유공사 페멕스(PEMEX)가 발주한 5억달러 규모의 해상 플랜트입찰에 참여하려했다가 문전박대를 당했다.

페멕스가 멕시코와 FTA(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나라의 회사에게만 입찰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가입국에 대해서는 서비스.물품.건설 시장의 문호를 대폭 개방하면서도 미체결국가의 기업에는 입찰규모 하한제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시장진출 기회를 봉쇄하고 있다.

고작 두 나라(칠레.싱가포르)와 FTA를 맺은 한국의 기업들이 해외에서 냉대를 받고 있다. KOTRA가 3일 발표한 '세계 주요국의 FTA 추징동향과 한국 상품 차별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관세 차별뿐 아니라 ▶공공 사업 참여 제한▶각종 기술규격 인증 불인정 등으로 인한 비용 증가 등 다양한 불이익을 보고 있다.

특히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관세차별은 심각한 수준이다. 베트남은 FTA 미체결국 철강제품에 대해 최고 40%의 관세를 부과하고 체결국에 대해서는 관세율을 매년 큰폭으로 내려주고 있다. 이에 띠라 현지 철강 수입상들은 거래선을 한국에서 태국.말레이시아 등으로 돌리고 있다. 필리핀도 ASEAN 국가에 대해 0~5%의 관세를 적용하는 반면, 한국 제품에 대해서는 최고 30% 관세를 물린다.

메르코스르(남미공동시장)의 자동차 대외공동관세가 최근 20%에서 35%로 올라, 2000년 1억6400만 달러에 달하던 국내 자동차의 브라질 수출은 2003년 1300만달러로 떨어졌다.

KOTRA 통상전략팀 엄성필 팀장은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에게 FTA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한국상품을 차별하는 나라나 일본 등 경쟁국가와 FTA를 맺은 나라와는 우선적으로 FTA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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