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사 "IT·BT업체로 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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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삼양설탕으로 유명한 삼양사가 정보통신(IT)·의약 및 바이오(BT)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삼양사는 5일 미국의 의료기기·통신용 광섬유 회사인 나노팁스사와 공동으로 플라스틱 광섬유를 생산하는 디지털 옵트로닉스(DOC)를 미국에 설립하고 내년 3월 상용제품을 본격 생산한다고 밝혔다.

삼양사 관계자는 "장거리 통신망에 사용되는 유리 광섬유는 가격이 비싸고 설치 비용이 많이 들어 근거리 통신망에는 성능이 떨어지는 동선(銅線)을 주로 사용해 왔다"며 "그러나 우리가 개발한 플라스틱 광섬유는 근거리 통신망에 사용하면서도 유리 광섬유에 비해 가격을 6분의 1로 낮출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플라스틱 광섬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DOC가 내년 3천만달러의 매출 달성은 물론 2005년 1억달러의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삼양사의 광섬유 사업 진출은 지난해 김윤 대표이사 부회장의 사업구조 재편 전략에 따른 것이다.

당시 金부회장은 사업구조를 ▶의약·바이오▶정보통신▶화학▶식품으로 재편하고, 특히 의약·바이오와 정보통신 등 신사업 부문의 매출을 2005년까지 전체의 4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삼양사는 지난해 1백만달러를 투자해 미국 유타주에 의약 연구법인 '삼양리서치'를 설립했으며 이를 토대로 항암제 등 의약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 매크로메드 등 8개 해외 의약벤처기업에 2천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DOC 설립 등 정보통신 부문에 대한 투자도 구체화하고 있다.

삼양사 관계자는 "현재 정보통신 부문의 매출은 전체 매출의 1% 이내에 불과하지만 2005년께엔 회사 매출의 3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DOC 설립 외에 국내외 정보통신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는 한편 식품·사료 등 기존 사업부문의 비중은 계속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에 앞서 삼양사는 2000년 11월 회사 매출의 45%를 차지하던 화학섬유 부문을 떼어 내 SK케미칼과 휴비스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6월 결산법인인 이 회사는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 말까지 7천8백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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