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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상반기 32차례나 인사 … 핵심 40명 바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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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북한이 올 상반기 중 국방위원회와 노동당·내각의 핵심 인물 40명의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1월 7일 중국 주재 북한 대사에 최병관 전 외무성 영사국장을 임명한 사실을 보도한 것을 시작으로 6월 30일 곽범기 전 내각 부총리의 함경남도 노동당 책임비서 임명까지 모두 32차례 인사를 공개했다. 북한의 주요 인사는 3월을 제외하고 매달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가장 큰 폭의 인사는 지난달 7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이뤄졌다. 당시 장성택 국방위원이 부위원장에 임명됐고, 3명의 부총리가 해임되고 6명이 새 부총리에 오르는 등 내각에 큰 변동이 있었다. 국방위 참사인 박명철이 체육상을 맡는 등 장성택의 측근이 요직을 차지한 점도 주목받았다. 선전선동 전문가인 강능수 전 노동당 영화부장은 1월 문화상에서 해임된 후 당 선전선동부장에 임명된 것으로 확인됐으나 2월 해임됐다. 하지만 그는 6월 내각 부총리에 임명돼 상반기 중 가장 많은 자리 이동을 한 인물로 파악됐다.

김정일의 지방 방문 영접 때 점수를 딴 것으로 알려진 김낙희 황해남도 당 책임비서와 이태남 평안남도 당 책임비서가 내각 부총리에 임명됐다. 김정일의 5월 방중을 수행했던 태종수 함경남도 당 책임비서는 노동당 부장에 올랐다.

김일철 국방위원 겸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은 5월 ‘80세 고령’이란 이유로 물러났으나 한 달도 지나지 않아 81세의 최영림이 총리에 임명되는 등 고령자들의 요직 임명이 잇따라 김일철이 물러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인 김명국은 대장에서 상장(별셋)으로 강등됐다가 4월에 대장으로 복권됐다. 당 조직지도부 제1 부부장인 이용철과 이제강, 당 중앙위 비서인 김중린은 올 상반기 중 사망한 핵심 인물이다. ‘당 속의 당’이라는 얘기를 듣는 조직지도부의 제1부부장 2명 사망은 앞으로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 과정에서 새 핵심 측근의 부상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정부 당국은 장성택의 국방위 부위원장 승진이나 인민보안성을 인민보안부로 개편하는 등의 조직 변화가 김정은 후계체제 기반 구축을 위한 통치조직 정비 차원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내각 부총리와 경제 관련 부서의 인적 쇄신은 화폐개혁 후유증 수습과 민심 추스르기 성격을 띤 것으로 보고 있다. 소식통은 “북한의 인사는 관영 매체를 통해 공개된 것을 기준으로 파악된 것”이라며 “김정일의 비서실 격인 서기실 등 보이지 않는 핵심 요직에 대한 더 많은 인사이동이 이뤄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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