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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L에 6만3330원 … 엘리자베스 여왕도 쓴다

중앙선데이

입력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세상에는 1000만 명에 이르는 백만장자(밀리어네어)와 1000명이 넘는 억만장자(빌리어네어)가 존재한다. 그리고 아름다움을 향한 여성의 욕망은 끝이 없다. 그래서인지 초고가 럭셔리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화장품 브랜드의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매출액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2008년 금융위기에 관계없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비싸다고 효능이 검증된 게 아니고, 무엇보다 화장품은 자기 피부 타입에 맞는 것이 가장 좋다”(차앤박 피부과 권현조 전문의)는 전문가들의 조언도 ‘미를 향한 욕망’ 앞에서는 맥을 못 춘다. 45mL 에센스 하나가 웬만한 직장인 한 달 월급(285만원)에 맞먹는다. 1mL에 6만3330원이다. 국내에서 팔리고 있는 대표적인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최고가 제품을 알아봤다.

“3주 쓰면 피부가 새로 태어난 듯”

글로벌 화장품 그룹인 에스티로더의 최고급 브랜드다. 이 브랜드 화장품의 원조 격인 ‘크림 드 라메르’를 처음 만든 사람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물리학자 맥스 휴버다. 1970년대 실험 도중 화상을 입고 자기 피부를 직접 재생해 보려고 만들었다. 12년간 6000번 실험을 통해 개발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이 크림이 입소문을 타자 휴버 박사는 주변에 조금씩 팔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회사 형태를 갖췄다. 그가 사망한 뒤 92년 에스티로더 그룹이 이 업체를 인수했다.

라메르가 2006년 선보인 ‘디에센스’는 21일 집중 케어를 통해 피부 재생력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15mL 제품 3개가 하나로 구성돼 있다. 각 3개의 용기에는 ‘미라클 브로스’라는 물질이 담겨 있다. 이는 해초·미네랄·비타민·맥아·해조류·수선화 구근 추출물 등으로 구성돼 있다. 피부를 부드럽게 해주고 피부 세포의 에너지를 활성화시킨다고 한다. 최고급 명품 안내 사이트인 ‘월드럭셔리가이드’는 세계 최고급 화장품의 하나로 이 제품을 꼽으며 “3주 사용하면 피부가 새로 태어나는 것 같다”고 묘사했다. 제니퍼 로페즈, 오프라 윈프리를 비롯해 생전에 마이클 잭슨도 이 제품을 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벨상 수상 과학자들이 만들어

스위스퍼펙션은 1931년 스위스 몽트류 지방에 설립된 생명 연장 및 세포 재생 클리닉인 CLP가 내놓은 화장품 브랜드다. 세계 최초로 식물의 세포핵을 화장품 원료로 도입했다. 노벨상을 수상한 생명공학팀 화학자들이 영하 196도에서 아이리스 뿌리 세포 핵을 동결 건조시켜 만든 특수 성분(셀룰라 리주베네이션 액티브 아이리사)이 강점이다. 피부 재생에 탁월하고 진피층에까지 작용해 피부 노화 진행을 막아준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화장품의 기본이 되는 물은 알프스 청정 지역에서 모아 재정수해 유해 물질을 제거했다. 스위스 정부가 브랜드에 국가명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인정한 화장품이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 교황 바오로 12세, 이집트 왕족 등이 이 화장품과 이곳에서 운영하는 스파를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판매되는 제품 중 가장 고가인 ‘RS-28 셀룰라 리주베네이션 씨크릿 마스크 세트’ 중 마스크는 세계 유일의 100% 순수 콜라겐 마스크라는 것이 회사 측의 주장이다. 세트를 구성하는 프리커서를 통해 콜라겐 성분을 진피층까지 침투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류스타인 B씨가 애용하는 제품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하버드대와 12년간 공동 연구·개발

‘끌레드뽀 보떼’는 불어로 ‘아름다운 피부의 열쇠’라는 뜻이다. 일본 화장품 시세이도의 최고급 브랜드다. 1982년 시세이도 창립 110주년을 맞아 럭셔리 브랜드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그해 10월 첫 제품을 내놨다. 일본 왕실에 납품된다. 93년 마사코(雅子) 왕세자비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최고급 홍화로 만들어진 립스틱 ‘르 루주’(당시 세금 포함 9450엔)를 한정판으로 내놓기도 했다. 미치코(美知子) 왕후는 끌레드뽀 보떼 매니어로 알려져 있다.

‘시나끄티프’는 끌레드뽀 보떼 연구소와 하버드대 피부과학 연구소가 12년 동안 연구·개발해 지난해 11월 내놓은 최상급 스킨케어 라인이다. 화장품 업계 최초로 ‘림프선 케어’를 강조한다. 림프선은 노폐물과 여분의 수분 등 불필요한 것들을 정맥으로 보내는 몸속의 청소부와 같다. 림프선의 활동이 원활하지 않으면 수분과 노폐물이 쌓여 피부가 푸석해 지고 피부색이 어두워진다. 시나끄티프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MACC라는 성분을 표피에 침투시켜 림프선을 강화하고 피부를 정화해 피부 노화를 막아준다. 시나끄티프 라인 중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비누 ‘사본’(13만8000원)으로 1개를 만드는 데 4개월이 걸린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가장 비싼 제품은 ‘크렘므 엥땅시브’로, 미백과 주름 기능성 제품으로 인증을 받았다.
 
미용 성형 수술과 경쟁하는 화장품

일본 고세(KOSE)화장품이 1970년 내놓은 최고가 명품 브랜드다. 프랑스어로 ‘미(美)’를 뜻하는 ‘코스메티크’와 ‘훈장’을 뜻하는 ‘데코레이션’을 합성해 만들었다. ‘여성에게 아름다움의 훈장을 선사한다’는 의미다. 출시 초기 순금으로 제작된 콤팩트 파우더 케이스(70년 당시 11만6000엔)를 내놓아 이슈가 됐다. 2002년 한국에 브랜드가 처음 소개될 때에도 순금보다 비싼 크림을 판매해 눈길을 끌었다.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은 일명 ‘보라 에센스’로 유명한 ‘모이스처 리포솜’이다.

‘AQ 밀리오리티’는 즉각적이고 극적인 피부 변화를 원하는 여성들을 위한 것으로 미용 시술을 대체할 만한 효과를 내는 제품 라인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콜라겐은 피부 재생을 돕는 물질로 피부에 상처가 나면 생성된다. 그런데 이 제품은 독자 개발한 ‘더블 펩티드’ 성분을 넣어 물리적 자극 없이도 콜라겐 생성을 도와 피부를 재생시킨다. 또 여성 호르몬과 같은 효과를 내는 이소플라본과 항노화 성분인 안토시아닌을 일본 탄바산 흑대두에서 추출해 넣어 피부 재생 효과를 높였다. 이 라인 중 가장 비싼 ‘인텐시브 크림’은 피부 각층에 흡수돼 피부를 깨끗하게 하고 탄력과 입체감을 높여 얼굴의 인상까지 바꿀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주장이다.

희소 보석인 플래티늄 함유

프랑스어로 ‘초원’을 상징하는 최고급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다. 1931년 스위스의 저명한 의사였던 폴 니한스 박사가 몽트류 지방에 세운 클리닉 라프레리(CLP)에서 연원한다. CLP의 라프레리 연구소가 82년 독립해 취리히에 본사를 세웠다(CLP는 현재 ‘스위스퍼펙션’을 만들고 있다). 91년 독일의 화장품 그룹인 바이에르스도르프에 인수된 뒤에도 모든 제품을 스위스에서 생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캐비아 추출물이 함유된 스킨케어인 ‘캐비아 컬렉션’이다. 87년 첫 제품이 출시된 이래 지금까지 인기다. 영화배우 앤절리나 졸리는 캐비아 럭스 크림으로 온몸을 마사지한다고 해 화제가 됐다. 국내에선 피부 미인으로 통하는 K씨가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입소문 났다.

지난해 4월 출시된 ‘쎌룰라 크림 플래티늄 레어’는 플래티늄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1온스(28.35g)를 생산하기 위해 10t의 광석이 사용될 정도로 희소하다. 플래티늄은 세포가 영양 성분을 잘 흡수하도록 돕고 피부 산화를 막아줘 탁월한 안티에이징 효과가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 다양한 온도·습도에 맞춰 적절하게 수분을 방출해 주는 기술(클라이미트-액티베이티드 모이스처 매트릭스)을 도입해 더운 나라에서도 끈적임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요르단 국왕들이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0년 발효 성분으로 피부 탄력

LG생활건강이 2007년 11월 선보인 백화점 전용 프리미엄 브랜드다. 인공향·인공색소·합성방부제를 넣지 않은 순수 자연발효 화장품이다. ‘숨’은 ‘피부가 숨을 쉰다’는 의미이며, ‘37’은 발효의 최적 온도를 의미한다. 일본 청정지역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50여 가지 식물을 1102일(3년+7일) 동안 저장온도 37도에서 있는 그대로 자연발효시킨 데서 이름을 따왔다.

숨37은 출시 초기 한국P&G가 수입하는 ‘SK-Ⅱ’의 ‘짝퉁’으로 불렸다. 두 브랜드 모두 천연발효 화장품 컨셉트인데 SK-Ⅱ가 이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품력을 앞세워 3년 만에 연간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메가브랜드’로 성장했다.

지난해 말 출시된 ‘센테니카 크림’은 국내 화장품 가운데 최고가 제품이다. 100년 발효로 빚은 프랑스 최고급 와인 ‘샤토디켐’과 이탈리아 모데나 지역의 황금빛 ‘자연발효초’, 인도의 산삼 ‘아쉬아간다’ 등의 성분이 들어가 있다. 이들 성분이 피부 속 동안 유전자(FOXO3A)를 활성화시켜 촉촉하고 탄력 있는 피부로 만들어 준다는 것이 회사 측의 주장이다. 또 크림이 치즈처럼 쫀득하고 탄력감 있어 잘 발라지고 흡수가 빠르다고 한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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