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수익률 두자리 시대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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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더 이상 두자릿수 수익률은 없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이제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황금알을 낳는 투자처를 찾기 힘들게 됐다"고 보도했다. 앞으로는 주식.채권.부동산 등 세계 각국의 어떤 자산에 투자해도 두자릿수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잡지에 따르면 미국 주식과 채권은 지난 20년간 각각 연평균 13%와 10%씩 올랐고 영국 부동산 가격도 15%나 오르는 등 고수익 투자처가 많았다. 영국 주식은 14%, 영국 정부 채권도 10% 이상의 수익률을 투자자에게 돌려줬다.

그러나 앞으로 적어도 10년간은 이런 호시절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전망이다.

캐나다의 리서치 회사 뱅크 크레딧 애널리스트의 분석가 마틴 반스는 "앞으로 10년간 미국 주식시장의 평균 투자수익률은 배당을 합쳐도 6.8%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년간 연평균 수익률(13%)의 절반에 불과하다. 지난 20여년간 계속된 미국 주식.채권시장의 강세는 금리와 인플레 압력이 계속 떨어져왔기 때문인데 이젠 금리와 인플레 압력이 낮아질 만큼 낮아져 더 이상 자본 수익을 얻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반스는 설명했다.

부동산도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국가에서 임대수익 대비 집값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으며 앞으로 수년간은 더 오르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는 부동산.주식에 모두 악재다. 통상적으로 중년에 이르면 노후를 위해 주택.주식 등을 열심히 사들이다 은퇴 후에 이를 팔아 안정적인 수익을 얻으려 한다. 문제는 베이비 붐 세대 이후 인구 감소로 인해 베이비 붐 세대가 은퇴하기 위해 파는 자산을 매입할 인구가 줄고, 이로 인해 가격이 하락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나마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부문으로 ▶건전한 환율.경제정책이 운용되는 신흥 시장▶고도성장을 유지할 중국.인도의 수요가 여전한 원자재 시장 등을 꼽았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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