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10채 아름다운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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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30일 세영종합건설㈜ 안영모 대표(左)가 김휘동 안동시장에게 아파트 기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경북 안동시의 한 주택건설업체 대표가 소년.소녀가장의 보금자리로 활용해 달라며 아파트 10채를 안동시에 기증했다.

세영종합건설㈜ 안영모(48)대표는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김휘동 안동시장을 찾아 아파트 기증서를 전달했다. 그가 기증한 아파트는 1998년 안동시 안기동에 지은 163가구의 임대아파트 중 16평형 10채로 전체 가격(분양가)은 3억5400만원이다. 2003년 임대기간이 끝나 일반에 분양하고 있는 것 중의 일부다.

이번에 기증한 아파트의 소유권은 안동시가 갖고, 안동시는 입주할 소년.소녀가장을 선발해 이들이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이곳에서 생활하도록 할 방침이다.

안 대표는 "2년 전 고향친구가 직장을 잃고 방황하는 동안 부인이 가출하면서 두 명의 자녀가 단칸 셋방에서 고생하는 것을 보고 소년.소녀가장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년.소녀가장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열악한 주거환경인 것 같다"며 "어려운 청소년들이 보다 나은 여건에서 생활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시는 이달 안으로 아파트의 소유권을 넘겨받기로 했으며, 안동시내 84명의 소년.소녀가장을 심사해 다음달 입주시키기로 했다. 시는 이들이 살고 있는 주거 환경과 자립의지 등을 고려해 입주 대상자를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안동시 관계자는 "불황으로 기업들도 어려운데 한꺼번에 아파트를 10채나 기증해 깜짝 놀랐다"며 "아파트를 잘 관리해 청소년의 보금자리로 가꿔나가겠다"고 말했다.

안동=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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